비트코인이 1월 들어 두차례나 15% 넘게 급락했다.
지난 22일에는 한때 3만 달러 선까지 무너지면서 8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에 비교하면 약 30%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이에 투자은행과 전문가들의 가격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란 예측이 우세했다.
(▲ 정상호 델리오 대표)크립토 파이낸스 업체 델리오를 운영하는 정상호 대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탈중앙화로 인한 신뢰성, 뛰어난 유동성, 글로벌한 거래규모, 파생상품 시장 등등 비트코인은 이미 특이점을 돌파했다고 볼 수 있으며 얼마나 성장하느냐의 문제만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Pantera Capital 등의 예측 자료를 소개해 드리자면 2016년 567 달러, 2020년 16,759 달러, 2024년 57,725 달러, 2030년 341,873 달러다"라고 덧붙였다.
(▲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공시데이터 기반 가상자산 정보포털 쟁글을 운영하는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도 "최근의 폭락 이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면 폭락 이후 회복에 대한 학습효과로 자산 하락 시 이에 대한 대기 수요가 더 두텁게 형성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고 가격의 회복 탄력성이 전에 비해 많이 강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내에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운용, 보관 등의 서비스로 기관들의 진입이 속속 발표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와 같은 기관들의 투자 진입, 서비스 영역 진출 등이 그 속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가격 형성이 과거 거품으로 이뤄진 시장과는 차이점을 보인다고 첨언했다.
김 대표는 "튤립 버블과 같이 순수거품으로 만들어진 것은 거품때의 고점을 다시 뚫지 못하는게 일반적인 통념"이라며, "거품이 사라진 다음에 명확한 개선이나 변화가 있지 않는다면 그 실망한 대중들 너머의 관심이나 확신을 다시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하지만 비트코인은 온체인 데이터를 보더라도 2018년 폭락 이후에도 가격과 무관하게 도입이 가속화 되고 있고 당시 지나치게 특정 몇 개 국가에 편중되어 있던 거래와 투자도 동서남 아시아, 남미, 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규제는 부정하거나 아예 막던 것에서 도입을 위한 조건과 시스템을 보강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대중화 되기 위해 필수적인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들이 기업들로 부터 나오고 기업들의 직접 투자도 본격화 되고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 어준선 대표도 "가상자산의 대장주인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금융상품으로 만들어져서 다양한 수요기반을 확대하고 있으며 빅테크 기업에서도 결제수단 투자수단으로 사용자에게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어 향후 디지털 자산시장이 확대되고, 디파이, CBDC 등의 활성화로 기관투자자와 10~30대의 투자관심이 더욱 늘어날것으로 예상한다"고 예측했다.
전세계적인 경기부양책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디지털자산 월렛서비스 비둘기지갑을 운영하는 김은태 차일들리 대표는 "올해는 계속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씩 우상향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의 파도에서 가격을 유지하는 실물 자산은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부동산, 주식, 가상자산 모두 굶주린 현금의 파도로 인해 모두 다 오른 상태"라며, "가상자산이기 때문에 오른 것이 아니라 현금이 아니어서 가격이 올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우상향에 대해 조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암호화폐의 가격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기능을 확고히 가짐을 증명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러한 신뢰를 확보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또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거부감도 비트코인의 기능확대에 중요한 제약요소가 된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위원은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의 역할확대가 중앙은행의 역할 축소를 초래할 것이라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강하게 규제할 유인을 가진다"며, "따라서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갖추고 기존 화폐를 전면적으로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일부 영역에서 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나누어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한다"고 의견을 냈다.
암호화폐의 가격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으나 큰 폭의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비트코인 가격변동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당분간은 큰폭의 변동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변동폭이 줄어들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갈렸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당분간은 상승보다 조정장세가 올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한다"며, "지난 3개월간의 비트코인 가격상승 속도는 지나치게 빨라서 계속해서 유지되기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급등에 따른 가격조정기가 반복돼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올해에는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며, "비트코인의 가격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는 미국 연준의 통화공급량,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정책 규모, 비트코인의 상업결제 이용수준 등이 있는데 올해에는 통화공급과 재정정책에 큰 방향성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 비트코인의 가격상승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작은 시장환경 변화에도 가격은 큰 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전했다.
(▲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높은 기대수익과 높은 변동성 때문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의 변동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적으로는 올랐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그 역할이 다하게 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폭이 줄면서 안정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김준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단기적 트레이딩 자산들의 진입과 이탈은 지속되면서 단기간내에 20~30% 수준의 가격 변동의 위험은 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비트코인은 아직 여전히 초기 단계의 자산이며 이를 감안한다면 변동폭을 이야기 할때 가격 급등 혹은 급락의 폭을 조금 더 긴호흡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의 변동폭은 단기간으로 보면 급등락을 반복하지만 몇달 흐름으로만 보더라도 훨씬 완만한 형태의 성장을 보이고 있고 특히 단기 차익거래 목적이 아닌 투자·보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십, 수백억 대형 개인과 기관들의 진입이 이뤄지기 시작하며 그 급등락 이후에 회귀 혹은 회복하는 속도 또한 빨라져 변동성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상호 델리오 대표도 "현재 비트코인의 시총은 $5,760억 달러로 아직은 작은 편이고 고래(큰 규모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들의 비트코인 도미넌스도 높은 편"이라며, "따라서 가격의 등락폭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지만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시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부터는 가격변동성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다"며, "그나마 비트코인 시장은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점점 확대되고 있고, 금융상품화 되고 있으므로 변동성이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증권시장에서도 개별종목 기준으로 보면 변동성은 큰것과 같이, 아직 신규자산인 가상자산 분야는 변동성이 기존 자산보다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