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세계 시장에서 대만 반도체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고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IT기기 수요 증대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위상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중 간 기술경쟁이 심화하는 와중에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며, 중국이 대만 침략을 위협하면서도 실제로 침공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대만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보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세계 경제에서 대만의 역할은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 일본 도요타 등 자동차업계가 주차센서부터 배기가스감소까지 전부문에 사용되는 반도체의 부족현상을 겪으면서 대만 반도체의 중요성이 갑자기 무시하기 힘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과 유럽,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자국 정부를 상대로 대만과 TSMC에 반도체 증산 등 협조 요청을 해달라고 로비를 펼치고 있으며, 미중 간 분쟁 속 TSMC의 기술이 대만의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가 저마다 자국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천명하고 나선 상황과 함께 "미국이 개발한 반도체 모델 위탁생산을 대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 전체 반도체 가치사슬에서 가장 치명적인 실패 요인이 될 것"이라는 독일 전문가의 지적을 소개했다.
이어 대만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유일한 주자는 아니지만, 저에너지의 작고 강력한 반도체 분야에서는 TSMC가 독보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고 다른 대만업체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가운데 중국 측에서 대만의 반도체 기술을 빼내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대만 당국은 미국이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기업인 SMIC를 제재한 이후 대만 반도체 공장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싱크탱크 몽테뉴 연구소의 마티유 뒤샤텔 소장은 블룸버그에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만의 위상이 거대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이는 중국이 대만을 건드리지 않는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대만군이 중국군에 압도될 것이라 가정하면 "대만이 반도체 공장들을 온전한 상태로 내버려둘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장을 보존하는 것은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