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의 자동차 소비량이 올해보다 4.4% 감소한 182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출과 생산은 일제히 증가해 각각 234만대(22.9%↑), 386만대(10.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나마도 기저효과 덕분으로 2019년 수준인 수출 240만대, 생산 395만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올해와 내년 자동차 산업을 분석한 `2020년 자동차산업 평가와 2021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체 자동차 생산량은 350만대로 작년보다 11.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가별 생산순위는 5위(1∼10월 기준)에 오르며 인도와 멕시코에 밀렸던 작년(7위) 순위보다 2계단 상승했다. 또 주요국 중에는 유일하게 내수가 증가(6.2%)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위기상황에서도 3분기부터 부품업계 경영실적 개선 등 회복세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제조업 고용 인원은 1월 37.8만명 수준에서 10월 37.4만명으로 규모를 거의 유지했다. 부품업계 매출(85개 상장사 기준)은 상반기 16% 감소했으나 3분기엔 3.1%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 기간 영업이익액도 891억 적자에서 5천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2021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해외 경쟁업체들의 생산 정상화와 중국의 해외진출 본격화로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생산국 순위도 다시 6위 또는 7위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협회 측은 내다봤다. 중국의 경우 현재 5천만대 생산규모 중 내수가 2,500만대로 해외시장 진출 확대가 불가피하다. 특히 2019년 세계 전기차 판매의 절반(50.5%)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등 전기동력차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경제성장 회복세(GDP 2.8%)에도 불구하고 기업·노동·환경 등 각종 규제 강화, 가계부채 증가·소득감소 등 민간소비 감소세로 회복에 제약에 있을 것으로 협회 측은 예상했다. 특히 기업들의 설비투자액이 올해 7조원에서 내년 6.1조원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투자여력이 위축되고 있어 미래차 산업에 대비도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산업은 기업의 생산경쟁력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도 수출시장 본격 회복시 대비 생산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사관계 안정화와 노동법제 개선(대체근로 활용, 교섭주기 중장기화), 국내 내수시장 유지를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 확대(30 → 70%) 및 노후차 교체지원 시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