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0일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공매도 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 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시장조성자 공매도가 4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는 코스피200선물·옵션 등 파생 시장에 다른 헤지 수단이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해 업틱룰(uptick rule) 면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업틱룰은 공매도에 따른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직전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 제출을 금지하는 제도로 시장조성자에 한해 예외로 하는 특례가 적용됐다.
금융위는 시장조성자의 무차입공매도, 업틱룰 위반 여부를 확인할 내부통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유동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종목에 대해서는 시장조성 대상에서 제외하는 `시장조성 대상종목 졸업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불어 시장조성자 자격 기준을 강화하고 거래 내역을 주기적으로 공시하기로 했다.
시장조성자는 거래소가 증권사와 시장조성 계약을 체결하고 사전에 정한 종목에 대해서만 매도 및 매수 양쪽 방향의 호가를 제시해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시장조성자의 거래가 시가총액 상위 우량 종목에 집중돼 유동성 공급이란 취지에 맞지 않고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공매도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돼왔다. 실제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기 직전인 지난 1월부터 3월 중순까지 시장조성자의 하루 평균 공매도는 전체 공매도의 3분의 1까지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조성자 제도가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 제도 취지에 맞는 운용으로 우려를 완화해야 한다"며 "내역 공개 등 투명성 강화를 통해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또 불법공매도 사후 적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먼저 종목별 실시간으로 공매도 호가만 살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후 장중 시장 전체 공매도 규모, 상위 종목 등이 집계되는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정보는 불법공매도 의심거래를 적발하는데 쓰인다. 다만, 사전이 아닌 사후 적발 시스템으로 실효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는 이외에 불법공매도로 의심되는 이상거래에 대한 거래소 점검 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줄이고 거래소 내에 불법공매도 모니터링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내년 상반기 내에 거래소 업무 규정을 개정하는 등 관련 조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