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한 달간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눈에 띄는 곳은 단연 쌍용자동차였다. 10월까지만 해도 전년대비 월 판매량이 감소세였던 쌍용차는 신형 렉스턴 출시와 함께 증가세로 전환했다. 코로나 시국에 맞게 홈쇼핑 등 언택트 판매에 힘썼고,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신곡 발표와 같이 신차를 출시했던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GM은 11월 이어졌던 주·야간 부분파업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다. 미국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트레일블레이저는 생산 감소가 수출 감소로 직결됐다. 한국GM의 11월 수출은 전년대비 무려 -53.7% 줄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1월에도 긴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달에는 부산공장을 낮에만 가동하고 나흘은 문을 닫을 예정이다. 내년 있을 XM3 유럽 수출만이 현재로선 유일한 탈출구다. `큰 형님들` 현대차와 기아차는 서서히 판매 회복세를 보였다.
▲ 현대자동차현대자동차는 국내 7만 35대, 해외 30만 6,66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7만 6,70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0.9% 증가, 해외 판매는 7.2% 감소한 수치다.
내수는 그랜저가 1만 1,648대 팔리며 국내 판매를 이끌었고, 이어 투싼 7,490대, 아반떼 7,477대 순으로 판매량이 많았다. 상용차는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합한 소형 상용차가 1만 1,109대 판매를 기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가 5,019대 팔리며 판매를 이끌었고, 이어 GV80 3,258대, G90 925대, G70 350대 판매되는 등 총 9,567대가 팔렸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판매량도 전년대비 -4.3% 줄었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올해 초중반에 비하면 거의 예년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참고로 누적으로 따졌을 때 올해 전체 판매량은 작년보다 -16.3% 줄었다.
▲ 기아자동차기아자동차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5만 523대, 해외 20만 5,496대 등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5만 6,01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3.9% 증가, 해외는 1.6% 증가한 수치다. 전체 판매도 2.0%가 증가하며 내수, 수출, 전체 판매가 일제히 증가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카니발(9,823대)로 2개월 연속 기아차 내에서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스포티지가 3만 5,930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셀토스가 3만 1,861대, K3(포르테)가 2만 2,804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차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중 부분파업을 겪고 있지만, 실적에 그 여파가 뚜렷하게 드러나진 않았다.
▲ 한국GM한국GM은 11월 한 달 동안 내수 6,556대, 수출 1만 4,828대, 전체 2만 1,384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의 11월 내수 및 수출은 최근 노동조합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의 영향으로 주춤했다.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5% 감소했다. 많이 팔린 차종으로는 스파크 1,987대, 트레일블레이저 1,325대 순이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53.7% 줄었다.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오전·오후 부분파업으로 생산과 판매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 1분기 생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다마스, 라보는 프로모션과 함께 라보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8.2%, 48.5% 증가한 439대, 508대가 판매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오늘(1일) 있었던 임단협 잠정합의안 투표에서 합의안은 끝내 부결됐다. 올해 임단협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생산 차질도 길어질 전망. "살려달라"며 집회를 열었던 한국GM 부품협력사들의 외침이 무색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조만간 다시 노사간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 쌍용자동차쌍용자동차는 지난 11월 내수 9,270대, 수출 2,589대를 포함 총 11,859대를 판매했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회복세를 보이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1만 1천대를 넘어섰다. 지난달보다 16.3%, 전년동기대비로도 10.3%라는 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트로트 가수 임영웅을 앞세워 론칭한 올 뉴 렉스턴의 판매량이 두드러졌다. 10월 한 달간 555대 판매에 그쳤던 렉스턴은 11월 1,725대를 팔며 한 달새 3배 넘게 증가했다. 내수 판매 전반으로 봐도 내수 9천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반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6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세를 탄 수출량도 꾸준히 유지됐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세를 기록하며 올해 월 수출 기준 최대치를 찍었다.
▲ 르노삼성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는 1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한 7,207대를 판매했다. 이 기간 수출은 867대(-88.7%)를 기록해 11월 한 달간 총 8,074대(-48.7%)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달에 이어 전체 판매량은 다시 반 토막이 났다. 그나마 수출 실적이 한 달만에 121.2% 증가세로 전환한 점이 위안거리다.
11월 새로 신형 QM6는 3,647대가 팔리며 월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한 LPG SUV인 QM6 LPe 모델은 전체 판매의 59.3%(2,164대)를 차지했다. QM6는 올해 1~11월 누적판매량이 무려 4만 2,058대를 기록 중이다. XM3는 2,295대 판매되며 QM6의 뒤를 이었다.
르노삼성의 올해 남은 관건은 생산량 회복이다.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회사 측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부산공장의 야간 근무를 없애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산공장은 주간 생산조만 가동하고, 또 나흘은 아예 공장을 돌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