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존 사용 중인 약제의 새로운 효과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김영학·오지선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교수와 김도훈 임상강사 연구팀이 약 91만여 명의 임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신약 재창출` 알고리즘이다.
원래 신약 개발에는 평균 10년 이상에 달하는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신약 재창출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빠른 시간 안에 기존 약제의 새로운 용도를 발굴할 수 있다.
알고리즘에 검사 내역과 약물 처방력 데이터를 입력하면, 수 천 가지 이상의 약물 중 해당 질환에 유의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후보군을 선별해내고 추정되는 약효의 크기에 따라 우선순위를 책정해준다.
이때 알고리즘이 선별해낸 후보 약물군에는 이미 해당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이 아닌, 새로운 약물(신약 재창출 후보군)이 나올 수 있다
오지선 서울아산병원 정보의학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은 약물 처방력과 검사 이력 데이터만으로도 수많은 약물의 효과를 동시에 추정하고 선별해 낼 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이라며 "이러한 시도는 신약 개발을 위한 비용, 시간,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더 많은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 교수(심장내과·정보의학과)는 "알고리즘이 도출한 신약 재창출 후보군이 새로운 질환 치료제로서 환자에게 투여되기까지는 치료 효과 검증 단계, 신약 허가 승인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오랜 시간이 소요되던 초기 단계를 단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동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임상약리학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임상약학 및 치료학회`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