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해린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 삼성중공업의 주가가 크게 치솟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삼성중공업은 유럽 지역 선주와 총 25억 달러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단일 선박 수주 계약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데요.
이 같은 호재가 시장에 전해지며 오늘 주가는 15.69% 상승 마감했습니다.
<앵커>
증권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이번 수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다지 우호적이진 않았습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목표액 84억달러 중 13억달러 수주에 그친 상황이었거든요.
연간 목표액의 15%정도였고요.
그런데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수주 목표의 절반(45%) 가까이를 한 번에 달성했고,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총38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다소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앵커>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2분기에는 일회성 손실이 발생해 영업손실이 7,000억원을 넘어섰었는데,
3분기에는 적자폭을 크게 줄이며 나름대로 선방했습니다.
3분기에는 매출액 1조6769억원, 영업손실 13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2분기에는 7천억 손실, 3분기 선방한 결과 역시 마이너스라면 실적 면에서 굉장히 우려되는 상황아닙니까.
<기자>
일단 짧게 설명드리자면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가져왔던 건 시추선이라고도 하는 드릴십 재고자산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이 시추선을 5척이나 만들었는데 배를 다 만든 후 선사가 인도받길 거부해 재고 자산으로 떠안고 있거든요.
삼성중공업 측에선 애물단지인 이 시추선의 가격은 계약 당시 한 척에 약 7억 달러, 우리 돈 8300억원에 달합니다.
이 드릴십에 대한 장부가액이 20% 정도 감액되는 등 관련 손실이 4,540억원에 달했다는 점이 2분기 대규모 적자의 주 요인이었습니다.
올해 선박 수주도 뚝 떨어져 상반기 수주액은 약 5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32억달러) 보다 84% 감소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들어 이 드릴십 일부에 대한 매각 협상이 재개되고 있고요.
예상 매각가가 평가 가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릴십 인도와 관련한 소송에서도 거의 승소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충당금 환입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4분기 혹은 내년 전망은 어떻게 예측됩니까?
<기자>
제가 앞서 현재까지 수주실적은 총38억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이게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의 45% 수준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일단 모잠비크, 카타르 등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LNG 운반선 발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고요.
하이투자증권은 연말까지 최대 50억달러, 최대 60억달러까지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드릴십 관련한 소송이 승소로 최종 마무리된다면 내년 흑자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수주 이슈가 전해지면서 증권사들의 시각 변화된 게 있습니까? 목표주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오늘 수주 건이 발표된 이후 증권사들이 발표한 자료는 아직 없습니다.
기존 자료를 가져와보면 하나투자증권이 설정한 적정주가가 1만원으로 가장 높고요.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 SK증권 등은 5천원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가에 못미치는 수준이죠.
일단 오늘 이슈가 굉장한 호재인 것은 맞지만 선수금 유입에 따른 유동성 개선이 선행돼야 기업 가치가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올해 말 부채 비율은 210.5%로 추정되는데, 동종업계에서 부채비율 상승폭이 가장 큰 상황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난 금요일에 저희가 배당주에 관해서 다뤄봤잖아요.
굉장히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삼성중공업 배당 매력은 어떻습니까?
기왕이면 연말이니 우선주에 투자해 배당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전략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중공업은 배당을 주지 않는 종목입니다.
2014년 기말 배당을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배당을 지급하지 않았고요.
올해는 아직 정해진바 없지만 적자가 계속되고 있으니 상황이 크게 달라질 거라곤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주 역시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배당을 목적으로 삼성중공업을 매수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앵커>
배당을 주지 않는다고요?
제가 아까 확인하기로는 삼성중공우가 상한가를 기록했던데요.
배당도 주지 않는데 왜 이러는 겁니까?
<기자>
제가 지난번 호텔신라 우선주를 다룰 때도 말씀드렸듯 우선주 투자는 용기 있는 분들에게만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나 삼성중공우의 경우엔 더욱더 그렇습니다.
일단 우선주들은 보통주에 비해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변동폭이 굉장히 큽니다.
호텔신라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우선주에 배당금을 조금이라도 더 줬잖아요.
삼성중공업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둘다 배당 없고요.
가격 메리트가 있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통상 보통주와 우선주를 두고 보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10~20% 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의 경우를 볼까요.
삼성중공업의 오늘 주가는 6천원대 후반에서 거래된 한편, 우선주는 39만을 넘어섰죠.
<앵커>
네? 도대체 몇 배가 차이 나는 건가요?
너무 이상한데요? 도대체 누가 이렇게 사는 겁니까?
<기자>
삼성중공우의 수급을 쭉 살펴보면 기관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요.
거의 개인이 주도하면서 외국인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양샌데요.
오늘을 제외하고 보면 가장 최근 상한가를 기록했던 게 지난 8월 25일이거든요.
이날 수급을 보겠습니다.
개인은 3억417만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2억8,655만원을 순매도했네요.
거래량이 워낙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굉장히 적은 금액으로도 주가가 상한가를 치기도, 하한가를 치기도 하는 겁니다.
<앵커>
아니, 저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게 배당 매력이 없는거잖아요?
`무늬만` 우선준데, 이걸 왜 사며, 심지어 보통주보다 이렇게 가격이 높은 겁니까?
<기자>
그래서 제가 우선주 투자는 시세 조종 세력의 타깃이 되기 쉬운 만큼 투자에 유의하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지난 6월 2일부터 17일까지 삼성중공우는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1만682%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경제적 실질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이러한 가격 차이는 비정상적이겠죠.
타이밍만 맞춘다면 일반적인 종목 투자로는 노리기 힘든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이 타이밍을 맞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 과열에 따른 피해는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삼성중공우만 보더라도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96% 이상이고요.
이에 따라 거래소는 우선주 퇴출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어떤 식으로 강화하는 건가요.
삼성중공우의 퇴출도 점쳐지는 겁니까?
<기자>
지금까지는 상장 주식 수가 5만주가 안될 경우, 또는 시가총액이 5억원 미만인 경우에만 퇴출했지만,
2022년 10월부터는 상장 주식 수 20만주 미만, 또는 시총 20억원 미만의 우선주에 대해 퇴출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삼성중공우의 경우 현재 약 11만주가 상장돼 있어 이 기준에 걸립니다.
일단 유예기간이 2022년까지 주어진 건데요.
이 기간 유상증자나 액면분할 등 상장폐지를 면하기 위한 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또 주가 변동이 심해지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삼성중공우같이 투자자들이 좀 유의해야 할 우선주들 있을까요?
<기자>
보통주 대비 우선주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종목들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기준 우선주의 가격이 보통주보다 100% 이상 높은 종목들은 유가증권시장 기준 모두 28개고요.
이 중 1000%가 넘는 종목은 남선알미늄, KG동부제철, SK네트웍스, 신원, 서울식품, 삼성중공업 등 6종목입니다.
이 종목들은 워낙 주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유의하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제가 걱정되는 건 "아, 삼성중공우 위험하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 대부분이겠지만,
오늘 호재가 나왔으니 당분간 상한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이라도 투자하려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언제까지 상승세 이어갈 것 같습니까?
<기자>
네, 크게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주가 변동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언제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라고 예측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고요.
상한가를 기록했던 당시의 자료들을 좀 가져와봤습니다.
일단 앞서 말씀드렸던 8월 25일 상한가를 기록하고 다음날 1%대 상승한 이후 이어서 11%넘게 빠졌고요.
7월 6일에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다시 주가가 빠졌습니다.
또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6월 당시 17일을 마지막으로 6월 말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줄곧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삼성중공업과 삼성중공우까지 다뤄봤습니다.
박 기자, 해운업 최근에 굉장히 잘 가던데 조선업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정권 이후 조선업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바이든 체제에서 가장 강조되는 게 친환경이잖아요.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약 재가입을 내세운 바 있는데요.
또 기존 국제 해사기구(IMO) 탈황 규제까지 맞물려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 교체가 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조선 3사 수주 선박 가운데 LNG선 비중이 1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막연한 기대감 아닙니까?
<기자>
실제 비슷한 국제 규제 당시 LNG추진선 발주가 늘어난 선례가 있습니다.
국제 해사기구인 IMO는 2030년까지 황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2008년 대비 40% 저감하는 규제를 올해 초 본격 시행했고 이는 국내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로 이어졌습니다.
IMO 규제 시행 직전인 2019년 조선 3사는 LNG추진선 총 37척을 수주했는데요.
2014년 1척, 2015년 2척, 2016년 1척 등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최대 3600% 급증한 겁니다.
따라서 조선 업계에선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LNG 선박으로의 전환은 빨라질 것이고 우리 조선사들의 수혜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저희는 내일 이 시간에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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