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점 경신을 눈앞에 두자 자사주를 매입했던 증권사 경영진들도 남몰래 웃고 있다.
증권사 CEO 대부분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수가 저점을 다졌던 지난 3월께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수했는데, 증시 활황과 더불어 증권주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현재 예상되는 수익이 어마어마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기준 111억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내는 중이다. 김남구 회장은 코스피 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23일 이후 같은달 25일과 26일에 걸쳐 26만3천주(85억7,975억원)를 사들였다. 현재는 197억5,130만원으로 주식 가치가 치솟으며 13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린 상황이다.
수익률로만 보면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147.4%로 가장 높다. 그는 지난 3월24일 5천주(1,930만원)를 매수해 현재는 4,775만원까지 주식 가치가 오르며 2,845만원의 평가 차익이 생겼다.
이어 지난 3월23일 1만 주를 사들였던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의 현재 주식 가치는 7,680만원으로, 수익률은 71.3%, 평가 차익은 3,199만원에 달했다.
지난 2월25일부터 4월20일까지 45만4,843주(39억7,304만원)를 매수한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수익률이 60%를 넘어서며 24억이 넘는 평가 차익을 거뒀다.
이밖에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이 수익률 56.7%, 평가 차익은 6,051만원을 거뒀으며,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도 수익률 44.1%, 평가 차익 1,029만원을 기록 중이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각각 19.7%, 10.8%의 수익률을 올리며 다른 증권사 경영진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이들은 주가가 저점을 찍기 전인 3월 초에 매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이 모든 수익은 실제로 주식을 처분해서 얻은 이익이 아닌 평가 이익이다.
CEO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주 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에 일조하기 위한 일종의 책임 경영 행위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까지 이뤄져야 실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제고되고 직접적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며 `바텀피싱(최저가 매수전략)` 기회를 잘 잡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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