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는 그동안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겠다며 정보통신(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의 금융사업 진출을 지원해 왔는데요.
이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이런 정부 기조에 다소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이른바 `빅테크` 회사들에 대한 견제 장치가 담겼습니다.
문성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이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는 `빅테크` 회사들에 대한 금융업 진출 관리체계가 담겼습니다.
특히, 전자금융업자인 빅테크가 합병, 분할, 분할합병, 해산, 전자금융업 양도 또는 양수를 하려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금융 안정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관리·감독 체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거대 플랫폼 사업자인 빅테크가 금융산업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견제장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11월 4일을 기준으로 정부에 등록된 전자금융업자는 154개사.
네이버 파이낸셜과 카카오는 물론이고 금융사, 증권사, 통신사, 온라인쇼핑몰 등 다양한 업종이 섞여 있습니다.
이들 모두 합병이나 분사를 하려면 금융위 심사를 거쳐야 하는 셈입니다.
카카오처럼 인수합병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카카오의 최근 5년간 인수합병 건수는 47건에 달합니다.
[인터뷰] IT업계 관계자
"앞으로 성장과정에 따라 인수합병이나 분사 등 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걸 모두 금융당국 승인을 받도록 하는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되며, 시장이 싹트기도 전에 규제부터 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이번 개정안에서는 전자금융거래 정책 심의를 위해 금융위원회에 디지털금융협의회를 두기로 했습니다.
현재 운영중인 협의회와 이름은 같지만 논의에서 심의로 그 기능이 강화된 셈입니다.
금융위원장이 의장을 맡아 금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안전부 등 관련 부처 차관급 공무원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위원을 임명·위촉할 계획입니다.
핀테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심의 기능이 강화되면 핀테크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져 신사업 계획·투자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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