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정보통신(IT) 공룡 기업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후보가 법인세 인상을 예고한 데다가 민주당 내에서도 규제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애플(26억5천432만달러)·아마존(21억6천549만달러)·구글 모회사 알파벳(9억398만달러)·페이스북(2억7천772만달러) 등 빅테크(대형 IT 기업)의 주식 규모는 총 60억152만달러(한화 6조7천307억원)에 달한다.
지난 한 달간 투자자들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일명 `FANG` 기업의 지수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을 2천429만달러(272억원) 사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빅테크의 독점적 지위를 문제 삼고 규제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채택을 주도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법인세 최고 세율을 올리고 기업들의 국외 소득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매출이 높은 빅 테크가 입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이들 기업이 분할 등 근본적인 변화를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법인세 인상·규제 강화 등 민주당의 뜻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실제로 바이든 우세가 가시화한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애플(7.5%), 알파벳(6.9%), 아마존(8.6%), 페이스북(10.6%) 모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때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2조 달러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해 대대적인 친환경 정책을 예고한 바 있다.
테슬라(2억2천981만달러)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중국의 대표 전기차 업체 니오(3천479만달러), 미국 배달용 전기 트럭 업체 워크호스(669만달러) 등 친환경 모빌리티 업체들을 순매수했다.
태양광 기업 인페이즈에너지(1천248만달러), 미국의 최대 신재생에너지 기업 넥스테라에너지(1천75만달러), 주택용 태양광 업체 선런(1천4만달러), 폴리실리콘 소재 업체 다코뉴에너지(747만달러)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도 사들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주식 시장은 대선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