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옛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5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를 참수해 백악관에 목을 내걸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미 의회매체 더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배넌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워룸 팬데믹`에서 파우치 소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고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레이, 파우치를 해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며 "사실 난 한발 더 나아가고 싶지만 대통령이 마음씨가 고운, 착한 사람이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난 정말 옛날 영국 튜더 왕조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 그들의 머리를 창에 꽂아서, 관료들에게 제대로 안 하면 죽는다는 경고의 의미로 백악관 양쪽 코너에 두는 거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감염병 권위자인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겪어온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직전인 지난 1일 유세에서 지지자들이 파우치 소장을 해고하라고 소리치자 "선거 끝날 때까지만 기다리라"며 해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배넌의 발언이 라이브로 중계된 직후 소셜미디어에서는 비난과 성토가 빗발쳤다. 유튜브 측은 문제의 발언이 포함된 배넌의 팟캐스트 영상을 즉시 삭제하고 배넌의 유튜브 계정도 최소 일주일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위터도 그의 팟캐스트 계정을 영구 중지 조치했다.
트위터는 더힐에 보내온 이메일에서 "배넌의 계정이 폭력 미화에 관한 우리의 정책을 위반해 중지됐다"며 명백한 폭력 위협과 다른 형태의 온라인 학대, 괴롭힘, 증오 행동을 다루는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 설립자로서 2016년 트럼프 선거 캠프를 이끌었던 배넌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으나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진 상태다. 그는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한 국경장벽 건설기금 모금 중 거액을 빼돌렸다는 혐의로 지난 8월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