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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은 죽여야 한다"…50대 등산객 살인범, 무기징역

일기장에 살인장치, 살해장면 등 상세하게 묘사
반성문 제출…불우한 가정환경과 부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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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0시 춘천지법 101호 법정. 형사2부 진원두 부장판사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23)씨의 선고 공판에서 그가 일기장에 쓴 내용 일부를 공개하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은색 마스크를 쓴 이씨는 덤덤한 표정으로 피고인 자리에 앉아 양형 이유를 들었다. 선고 날 흔히 보이는 피고인들의 반성하는 기미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듯한 움직임은 찾을 수 없었다.

진 부장판사의 양형 이유 설명으로 이씨의 범행 동기는 이날 처음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일면식도 없는 5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50차례 가까이 찔러 살해한 그가 쓴 일기장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개심과 극단적인 인명 경시 태도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

일기장엔 `인간은 절대 교화될 수 없다`, `그 누구도 살아있어서는 안 된다`, `난 너희가 싫고 언제나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는 등 살해 의지와 계획에 관한 글로 가득했다.

`100명 내지 200명은 죽여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됐을 때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일기장에는 이씨가 스스로 고안한 살인 장치, 사람을 죽이는 장면, 군대 동기의 장기를 도구로 빼내는 장면 등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날 재판으로 드러난 이씨의 범행 동기와 경위를 보면 그는 초교 고학년 무렵부터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교 3학년∼대학 1학년 무렵에는 실제로 살해 대상을 물색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살인 방법과 시기 등을 구체적으로 구상했고, 인터넷에서 실제 살해 영상을 찾아보며 살해 욕구를 해소함과 동시에 범행계획을 구체적으로 그렸다.

이처럼 이씨는 오랜 기간 불특정 다수에 적개심을 품었고, 확고하고 지속적인 살해 욕구를 보였다.

결국 살해를 꿈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행에 옮긴 그는 버섯을 채취하러 왔다가 차에서 쉬고 있던 피해자 한모(58)씨를 흉기로 무려 49회나 찌르는 잔인한 방법으로 목숨을 앗았다.

이 일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재판부에 딱 한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그는 반성문에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내용이 아닌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환경과 부모를 탓하는 내용을 썼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 대해 미안함이나 최소한의 죄책감,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반성문을 통해 다소 자기연민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날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진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의 깊이를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며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다소 불우했더라도 일기 등을 통해 알 수 있는 범행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유족들의 엄벌 탄원 등을 종합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정을 찾은 피해자의 여동생(48)은 판결을 들은 뒤 "사형을 바라기는 했으나 집행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니 무기징역도 받아들이겠다"며 "그래도 우리 마음에서는 사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끝까지 반성도 하지 않고, 사과의 말도 안 했다"며 "너무 억울하고 언니한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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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남선우  기자
 gruzame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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