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인천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남성이 숨진 것을 비롯해 전남 순천, 전북 임실, 경북 성주와 경남 창원 등지에서도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인천시 연수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선학동에 사는 A(74·남)씨가 이날 오전 6시 8분께 자택 안방 침대 위에서 숨져 있는 것을 그의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의 아내는 경찰에서 "아침에 방으로 갔더니 남편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아내 등 유족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지난 20일 오후 7시께 연수구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실을 확인한 뒤 보건 당국에 통보했다.
A씨가 접종한 백신은 질병관리청이 어르신 무료 접종을 위해 공급한 엘지화학의 `플루플러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주`이다.
경찰과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A씨는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A씨의 사망과 독감백신 접종 간 인과 관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보건 당국은 A씨가 독감 예방 접종을 한 병원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인천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발생한 것은 지난 16일 숨진 고등학생 B(17)군 이후 두 번째다.
이날 전남 순천에서도 독감 예방 접종을 한 80대 남성이, 전북 임실에서도 80대 여성이 각각 숨진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이 맞은 독감백신은 각각 녹십자 제품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셀플루4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경북 성주에서도 지난 20일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 여성이 21일 오후 8시 20분께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창원에서는 최근 이틀 사이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숨진 사례가 2건이 나왔다.
이처럼 전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보건당국은 백신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사망자와 백신의 인과관계는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독감백신 사망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