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프롭테크빅데이터연구소의 소장과 한국주택학과 재정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접목 되어가고 있는 트랜드 속에서, 코로나19 사태는 프롭테크 업계에 악재일까 호재일까. 안타깝게도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이 부딪쳐야 하는 현실의 벽은 코로나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비한 제도, 기존 산업과의 충돌, 도와주지 않는 정부…. 4차 혁명기술의 중요한 한 줄기로 꼽히는 `프롭테크`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김진유 교수로부터 들어봤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모습인데, 국내 프롭테크 기업들도 이런 상황을 피해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요즘 상황이 어떻습니까? <김진유 교수>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중장기적으로 더 봐야겠지만 5월 6월 이후에는 ‘기회다’ 이렇게 보여지고 있죠. 언택트와 관련해 프롭테크라는 것이 기존 사람이 하던 작업들을 AI나 머신러닝을 통해 하는 거니까 훨씬 더 지금의 상황에 맞는 산업이 됐죠.
<기자> 그렇군요. 코로나 초기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김진유 교수> 그러니까 프롭테크도 아직은 초기단계거든요. 그러면 산업이 스타트업이니까 산업이 시작되려면 여러가지 세팅작업이 필요한데 그런 것들을 마련하지 못하고 비즈니스 여건들이 안 좋아지니까 영향을 받았고요.
공유오피스나 공유숙박 같은 경우도 코로나 초기에 접촉을 통해 많이 감염이 이뤄지다보니 공유오피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공유숙박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여행 감소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프롭테크 관련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기자> 앞으로는 전망이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19 상황이 한동안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비대면 트랜드 역시 계속되고 있는데요.<김진유 교수> 저는 매우 밝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언택트’하고 ‘콘택트’. 듀얼택트 라고 볼 수 있는데 두 가지 축이 같이 가야되는 상황이 됐거든요. 과거에도 온라인 과외라든가 비대면 회의를 한다든가 하는 게 있었는데, 과거에는 아주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사용하다가 지금은 상당부분 포션이 넓어졌잖아요. 부동산에 있어서도 그동안 우리가 발품을 팔아서 항상 집을 부동산 공인중개사 분들하고 꼭 현장에 가보고 이렇게 해야만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언택트로 대부분 스크리닝을 하고 그 중 한 두 개.. 여러 가지 따져봤을 때 꼭 내가 가서 보고 할지말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부분만 보는 상황이 된 거죠.
그렇게 된다면 기존 오프라인에서 맡았던 많은 영역을 온라인에서 맡게 되기 때문에, 부동산 산업관련 온라인화가 곧 프롭테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망은 상당히 밝습니다.
<기자> 공유오피스는 코로나 19로 인해 무엇보다 타격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앞으로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김진유 교수> 공유오피스는 플렉서빌리티가 높아요. 대기업이 가진 큰 오피스를 소유한다거나 임대했을 경우 임대를 전환하기 어려운데, 공유오피스는 레이아웃을 달리하면서 조그만 단위로 쪼갠다든지 기존에 뭉쳐있는 공간들을 조금 더 흩어서 거점지역을 만들어서 대기업 수요도 수용한다든지 이런 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더 빠른 대처가 가능하죠. 일반적인 기업에서 가진 오피스는 사거나 팔거나 아니면 임대를 종료시키기 어려운 반면, 공유오피스는 그런 게 굉장히 자유롭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보면 만약 500명 근무하는 회사 사옥에서 한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500명을 전부 재택근무 시켜야 된다. 전부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만약 그 사람들을 100명씩 다섯개의 공유오피스에 머물게 한다면 한명이 나왔을 때 100명만 (격리자로) 지정을 받는 거거든요. 나머지 400명은 원래 하던 일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수요들이 공유오피스에서 많이 받아줄 수 있는 수요라고 볼 수 있죠.
<기자> 프롭테크에도 여러 분야들이 존재합니다. 앞으로 인기 있는 분야는 어떤 쪽이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해질만한 쪽은 어떤 쪽이라고 보시는지요.<김진유 교수> 기존 프롭테크 안에 여러 테크가 있는데, ‘콘테크’라고 해서 건설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감리라든가 IT테크놀로지를 가지고 하는 게 있고, ‘부동산 거래’가 직방이라든지 이런 곳들, 그다음 ‘부동산 관리’가 있죠. 제가 보기에는 거래가 가장 프롭테크 분야에서 활성화될 분야라고 보고, 감정평가부분, 부동산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빅데이터가 구축이 되면서 최종적으로는 감정평가사가 판단하겠지만 그 전 단계까지는 AI나 빅데이터 활용 분석결과로 바운더리를 잡는, 굉장히 빠르게 결과물을 낼 수가 있거든요 오차범위 내에서. 그런 분야가 가장 앞으로 전망이 좋다고 보고.
프롭테크지만 전망이 상대적으로 조금 부족할 거라고 보는 부분은 결국 건설분야인데. 건설분야가 물리적인 구조물이 새로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프롭테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물건을 만들려면 노동자가 와서 건설을 해야 되니까요.
다른 건 이미 있는 물건을 팔거나 관리하거나 이런 것들이거든요. 그런 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은데, 땅이 있는 상태에서 건물을 올리려면 오프라인 이슈가 될 수밖에 없잖아요. 온라인에서 기여할 영역이 적기 때문에 프롭테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제한이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꼽아주실 만한 유망 프롭테크 기업은 어떤 곳들이 있습니까?<김진유 교수> 직방이 우리나라 프롭테크 기업의 대표주자고요. 직방의 가능성을 보면 지금은 거래만 있지만 ‘우주’라는 셰어하우스 기업도 합병을 했고 다양한 합병을 통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스페이스 워크’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랜드북이라는 AI프로그램을 가지고 개발솔루션을 만들었거든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같은 걸 어디다 하면 좋을지, 그렇게 하면 연면적 얼마를 개발할 수 있는지, 비례율이 얼마나 나오는지 자기부담이 얼마가 나오는지 이런 걸 단 몇 분만에 계산해낼 수 있어요. 보통 건축사들한테 맡기면 최소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는 작업인데 무료로 되거든요.
그런 기업들이 우리나라 대표주자라고 볼 수 있고, 또 하나 어반베이스라는 회사가 있는데, 2D로 돼 있는 아파트 평면도를 가지고 3D로 자동으로 몇 초 만에 올려줍니다. 그러면 자기가 이사가고 싶은 아파트의 평면도를 넣으면 3D로 올라가거든요. 그러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가구나 이런 것의 치수를 재서 거기에 앉혀볼 수가 있어요. 사고 싶으면 옵션에 있는 침대나 소파를 앉혀보고 색깔도 입혀보고, OK하면 직접 구매를 할 수가 있어요.
이사 가거나 할 때 가구들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줄로 재서 직접 가서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거죠. 여기는 미국 특허, 일본 특허 우리나라 특허, 특허를 다 가지고 하고 있고 실제 LG전자에서 파는 테블릿PC를 가지고 하는 "고객님 아파트는 이렇게 되니까 이걸 쓰시면 이만큼 여유공간이 남습니다" 라고 하는 게 어반베이스 것이거든요. 그만큼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거죠. 그런 기업들이 앞으로 상당히 많은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기자> 요즘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게 집값이다 보니, 비대면 프롭테크 기술이 발달하게 될 경우 집값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여쭤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김진유 교수> 직접적으로는 자기한테 맞는 집을 찾는 과정이 상당히 효율화되고, 거래비용이 상당히 내려갈 겁니다. 근데 조금 더 발전하면 주택수요라든가 주택공급에 대해 프롭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적정한 곳에 적정한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할 수가 있거든요. 집값이 다 비싸다고 하는데 서울의 얘기고 수도권의 얘기거든요. 지방은 또 별로 그렇게 집값이 비싸지 않고, 그 얘기는 뭐냐면 집값이 일정지역에 수요가 왕창 몰렸을 때 문제가 되는데 그런 현상들을 프롭테크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최근에 어느 한 지역에 집을 알아보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더라, 그러면 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것을 빨리 정책적으로 전환해서 거기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보니까 사람들 나이대가 청년이더라 그러면 청년주택, 찾는 평형대가 20평대더라 그러면 20평대 주택, 이렇게 미리 서칭하는 자료들을 계속 축적을 해서 빅데이터로 구축한 다음 그걸 분석해서 “여기가 앞으로 그런 수요가 많을 것 같으니 수요에 대응해 공급하자” 그러면 상대적으로 공급이 많이 이뤄지니까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그런 순기능이 많이 있는 거죠. 프롭테크 기업이라는 게..
<기자> 이렇게 좋은 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성장속도는 선진국들보다 많이 뒤쳐지는 것 같습니다. 프롭테크 산업 성장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김진유 교수> 제일 문제가 되는 건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런 빅데이터들은 대부분 핸드폰이나 앱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채집이 되는데, 거기 개인정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걸 데이터로 만들어서 가공해 쓰는데 한계가 있거든요. 이를테면 우리는 빅밸류라는 회사가 있는데 거긴 자동감정평가프로그램 이런 것들을 개발하거든요. 호주도 똑같이 국책사업을 하고 있어요. 근데 호주에는 실거래가가 번지단위로 다 나옵니다. 아파트든 뭐든 다 번지단위까지 들어가서 실거래가 얼마라고 나와요. 근데 우리는 동?호수만 나와요. 그리고 단독주택은 번지가 없어요.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러니까 데이터가 부정확해지는 거죠. 이걸 갖고 가공하게 되면 부정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를 어느 정도 하면서도 동시에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정책의 기초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그런 부분이 세심하게 정리가 돼야 한다.
두 번째는 기존산업과의 윈윈전략입니다. 이 부분이 문젠데 ‘타다’가 쓰러졌듯, 자동감정평가도 감정평가협회로부터 소송을 당하고 이런 형편이거든요. 역할분담에 대해 사전적으로 조율하는 정부가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어느 정도, 기존의 업계에서 말하자면 자동화되는 부분을 어느 정도 점진적으로 적용해나가면서 총합이 커지도록 파이가 커지도록 하는 게 필요한데 아직은 그게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은 발전이 됐는데 기술을 적용하려고 하니까 기존산업을 헤친다고 해서 규제가 막 들어오고, 그다음 빅데이터 분석 툴은 다 돼 있는데 빅데이터 자체의 소스가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부정확해서 결과가 부정확하고 이런 게 발목을 잡는 거죠.
<기자> 이런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을까요?<김진유 교수> 아직 프롭테크 포럼이라는 협회 소속이 200개 회사가 되는데 아직은 시작단계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많은 부분이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돼요. 우리 학교에서도 오프라인 온라인 강의를 병행하지만 사실 온라인으로 많이 전환이 되고 있는 상태잖아요. 그러면 부동산 산업도 상당부분 온라인 전환이 될 거란 말이죠.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이 제도적 문제와 기존산업과의 문제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그것들을 정리할 수 있는 제도 보완. 그리고 기존 산업과의 상생방안. 이런 게 빨리 마련이 돼야 이 기술을 가지고 조금 더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정된 공간에 살 수 있고 조금 더 저렴하게 주택을 살 수 있고, 주택을 보러 다니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고, 다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 아닐까요. 그래서 제도적 보완과 상생방안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자> 정부에서 그런 것들을 총괄할 수 있는 주무부처가 필요하겠죠?<김진유 교수> 지금은 국토부라고 볼 수 있는데요. 프롭테크는 정보통신부하고 국토부, 같이 협업을 해야 됩니다. 인력들도 IT쪽에서 많이 왔어요. 처음에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기술만 갖고 안 되는 거예요. 말하자면 기술을 통해 만든 결과물이 시장에 있는 소비자들한테 호응을 얻으려면 부동산이라고 하는 시장을 잘 알아야 되고 기껏 기술을 개발해 놨는데 제도에 딱 걸려 출시를 못하게 되니까 제도를 잘 알아야 되고, 법규를 잘 알아야 되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두 부처 간에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죠. 딱히 어느 한 주무부처가 내가 주도하겠다 이렇게 한다기 보다는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서 우리 쪽에서 지원해서 산업을 발전시킬 방안이 뭐겠냐. 너희쪽에서 협조할 게 뭐겠냐. 이것들을 같이 협의해서 제도도 개선하고 방안을 만들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겠죠.
이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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