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동물보호단체가 구조해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던 멸종위기종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를 불법으로 사냥해 죽인 러시아 밀렵꾼 2명이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30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 내무부 산하 아무르주(州) 경찰 공보실은 전날 러시아가 지정한 희귀동물을 불법으로 사냥한 혐의로 밀렵꾼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공보실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아무르주(州) 주도인 블라고베셴스크 동북쪽에 위치한 스보보드넨스키 지역 노보스테파노프카 마을 인근에서 `파블리크`라고 불리는 아무르 호랑이 1마리를 총으로 쏴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야간 사냥에 나선 이들은 반짝이는 아무르 호랑이의 눈빛을 보고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보실은 이들이 상처를 입고 쓰러진 호랑이를 발견한 뒤에도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공보실이 이날 이들의 범행 날짜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호랑이 전문가들은 동물보호단체가 모니터링을 위해 `파블리크`에 달아놨던 위성 확인시스템(GPS)이 작동하지 않은 시기를 고려하면 지난 8일 이후에 사냥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해주(州) `아무르 호랑이 센터`는 파블리크를 재활 치료해 작년 5월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파블리크는 사냥을 하다가 상처를 입은 어미와 함께 2018년 2월 현지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당시 파블리크의 어미는 상처가 심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파블리크가 희생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바실리 오를로프 아무르주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범죄를 저지를 사람들은 엄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 역시 밀렵꾼을 검거하는데 수사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총탄에 맞아 죽은 3∼5세의 암컷 호랑이 가죽을 소지한 남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멸종위기종을 불법으로 사냥하는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최대 징역 4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무르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아무르 호랑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랑이 종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르 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며 이 중 90%가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등에서 서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