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6일 북한군의 해수부 공무원 총격살해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총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 TF`는 휴일인 이날 오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 씨와 면담을 하고, 오후에는 인천 해경본부 방문을 예고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국회 국방위 야당 간사이자 TF 위원장을 맡은 한기호 의원은 북한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에 대해 "변명과 허구적 상황을 늘어놨다"며 "이걸 마치 신줏단지 모시듯 읽어대는 안보실장은 대체 어느 나라 안보실장이냐"고 비난했다.
그는 "두 쪽 전통문에 정신이 혼미해 감읍하는 문 대통령과 여권 정치인들에게 정신 차리라고 경고한다"며 "혈육을 죽인 살인자의 사과에 감사해하는 모습은 역겹다"고 원색 비판했다.
야권은 특히 국방부 발표와 북측 통지문에 담긴 월북 관련 정황이 엇갈리는 점을 집중 부각하며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즉각 남북 공동조사에 착수할 것을 요구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총구 앞에서 목숨 왔다 갔다 하는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자랑스레 외쳤다"며 "우리 정부에서 어떻게 이런 사람을 월북이라 추정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태 의원은 "(피살자가) 자랑스럽게 대한민국이라고 외쳐서 (북한이 총을) 쏘지 않았는지 의심한다"면서 "정부가 당당히 북한에 (진상을) 요구하라"라고도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가설에 불과한 걸 단정적 사실로 둔갑해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처벌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문책하라"고 했다.
이 씨는 동생이 NLL 이남 해상에서 상당 시간 표류했다는 점을 강조, "월북을 계속 주장하면 (정부는) 월북 방조가 된다"고 지적하면서 "차라리 남측에서 사살, 체포를 해야 하는데 왜 북으로 넘어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를 묻고 싶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도 "이제는 대통령의 시간"이라며 대여 공세에 가세했다.
홍경희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사태를 "전쟁범죄"로 규정하며 "대통령은 주권국의 대표로서 자국민에 위해를 가한 적국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및 이에 상응하는 재발 방지책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북측 통지문에 대한 여권의 반응에 대해 "억울한 매를 맞고 응당 받아야 할 사과를 마치 성은이나 입은 양 떠들어대는 노예근성"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더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