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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사기꾼" 비판했던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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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진보진영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이 18일(현지시간) 향년 87세로 별세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췌장암 전이에 따른 합병증으로 워싱턴에 있는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긴즈버그는 2009년 췌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2018년 폐암, 2019년 췌장암 등 총 5차례나 암과 싸웠다. 올해는 간에서 암 병변이 발견돼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거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인 1993년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연방대법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취임 후 남성 생도의 입학만 허용하던 버지니아군사학교에 여성을 받거나 아니면 주 정부의 예산 지원을 포기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등 여권 신장에 힘썼다.
또한 사형제도의 제한적 허용에 찬성하며 그가 연방대법관으로 재임하는 동안 지적 장애가 있거나 18세 미만의 범죄자에 대해 주 정부가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성소수자나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소수의견으로 이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런 이력으로 미국에서 `진보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록스타` 같은 인기를 누렸다. 이들은 긴즈버그의 이름 영문 이니셜인 `RBG`에 미국 인기 래퍼 노토리어스 B.I.G의 이름을 합쳐 `노토리어스 RBG`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그의 삶을 다룬 영화와 다큐멘터리도 최근 몇년 새 속속 개봉됐다.


긴즈버그의 건강상태는 그동안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대법원의 이념 지형이 보수 5대 진보 4로 나뉜 상황에서 그가 복귀하지 못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어서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의 이념 지형은 보수 쪽으로 더욱 기울게 된다.
긴즈버그도 이러한 문제를 의식한 듯 은퇴를 미루며 대법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긴즈버그는 지난 대선 때 언론 인터뷰 등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후보를 `사기꾼`이라고 부르며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긴즈버그의 별세로 새로운 대법관 임명 문제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 대선까지 6주밖에 안남은 시점이어서 긴즈버그의 자리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인사를 지명할지, 아니면 대선까지 이를 공석으로 남겨야 할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별세 소식에 미 정계에서도 애도 메시지가 잇따랐다.
미네소타주에서 대선 유세 연설 중 긴즈버그 대법관의 별세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놀라운 삶을 이끌었다"며 조의를 표했다. 그는 그러나 후임 대법관 임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도 "매우 슬픈 소식"이라고 애도한 뒤 새 대법관은 미 대선 이후 선출되는 새 대통령이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긴즈버그 별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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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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