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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은 범죄자" 망언…日 차기 총리 스가 누구인가

북한 납치 문제 계기, 아베와 18년 정치 인연
"안중근은 사형당한 테러리스트" 발언도…한일관계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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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뒤를 잇는 새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14일 도쿄도(東京都)의 한 호텔에서 실시한 총재 선거에서 스가 관방장관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

일본 국회는 16일 소집되는 임시회에서 차기 총리를 뽑는 정식 선거를 시행한다.

의회 다수파인 자민당이 스가를 제99대 총리로 선출할 것이 확실시된다.

2012년 12월 26일 아베 총리가 취임한 후 7년 8개월여만에 일본 총리가 바뀐다.


스가 신임 총재는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

징용 판결을 둘러싼 시각 차이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으로 악화한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이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라는 기존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며 앞으로도 한일 양국의 의견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다.

스가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 후 줄곧 관방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거의 매일 기자회견을 했는데, 일련의 발언에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 "안중근은 범죄자" "사형판결 받은 테러리스트"…잇단 발언 회자

특히 회자하는 발언 중 하나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를 저격한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에 관한 언급이다.

2013년 11월 19일 스가는 안중근 표지석 설치를 위한 한국과 중국의 움직임에 관한 질문을 받고서 "우리나라(일본)는 안중근에 관해서는, 범죄자라는 것을 한국 정부에 그동안 전해왔다"며 표지석이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4년 1월 중국에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우리나라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해 한국과의 역사 인식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2018년 8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는 "일본 정부의 설명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극히 유감"이라고 반응했다.

다만 스가는 일본 정부 대변인이고, 한일 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나온 발언들이라서 이를 스가의 사고방식과 동일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에 강경 대응…손 내민 아베 "협력하고 싶다"

스가 총재는 지난 2002년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를 계기로 아베 총리와 가까워졌다고 한다.

당시 관방부장관이었던 아베 총리는 납치 문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고, 자민당 총무였던 스가 장관도 당 총무회에서 만경봉호 입항 금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스가 총재는 "(당 총무회에서) 나의 발언을 알게 된 아베 씨가 연락해서 `전적으로 협력하고 싶다`고 말해줬다"며 (아베 총리의) 국가관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런 사람을 언젠가 총리로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학자인 나카지마 다케시(中島岳志) 도쿄공업대 교수는 저서인 `자민당`(한국어 번역서 `일본의 내일`)에 "(당시 스가는)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아베 신조와 뜻을 같이했고, 이후 행동도 함께하게 된다"고 썼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방북 때 동행한 아베 당시 관방부장관은 납치 문제를 적극 활용해 전국적인 스타 정치인이 됐고, 이후 아베 총리의 납치 문제 개입은 고이즈미 총리의 후계자가 되는데도 영향을 미쳤다.

스가 총재는 1차 아베 정권(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 때 총무상으로 발탁됐다.

아베 총리가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퇴하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스가 장관은 재기를 촉구하고 지지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2년 12월 아베 총리의 2차 집권 이후 7년 8개월 동안 총리관저의 이인자인 관방장관 자리를 지켰다.

스가는 관방장관 취임 이후 `아베의 복심`으로 불리며 총리관저 주도 정치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카지마 교수는 "2014년 5월 스가가 주도하는 형태로 내각인사국이 설립된다"며 "이로써 고위 공무원 인사를 총리관저가 장악하는 구조가 생겨났고, 스가의 권력은 공고해졌다"고 저서에서 평가했다.

오랜 기간 아베 정권에서 정부 대변인 역할도 했기 때문에 스가 장관이 총리가 되면 큰 틀에서 아베 정권을 계승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를 `포스트 아베`로 지지하는 이들도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꼽고 있고, 아베 총리도 그런 이유로 스가 장관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가의 총리 취임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의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되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대응이 급한 상황이라서 당장 본격적인 협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으며 후임자가 선출되면 총리직을 내려놓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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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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