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차기 총리가 사실상 자민당 파벌 간 짬짜미(담합)로 선출된다는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의회를 조기에 해산해 유권자의 신임을 묻는 총선을 실시할 가능성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13일 니가타(新潟)현에서 열린 강연에서 차기 총리가 머지않아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차기 정권이 국민의 심판을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서 "그렇다면 (중의원) 해산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잘못하면 곧 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자민당은 총재를 겸직하는 아베 총리가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14일 소속 국회의원 394명과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연합회 대표 141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로 차기 총재를 선출한다.
현재의 일본 정치 구도에서는 의회의 다수파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결국 자민당 의원 등 535명이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셈이며 이런 방식으로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결국 신임 총리가 취임 직후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 결과로 유권자의 신임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인 셈이다.
2008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총리를 지낸 아소 부총리는 자신이 취임 후 바로 해산을 하고 싶었으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충격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재 선거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지지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평시가 아니고 비상시에는 스가 씨 쪽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은 이달 9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과 총선에 관해 "어쩌면 10월 어느 시점에서 하고 내년 도쿄올림픽 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앞서 자민당 주요 파벌이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스가 관방장관이 일찌감치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한 상황이다.
그는 16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스가는 12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국회 해산과 총선에 관해 "국민은 코로나19 대책과 경제 재생을 실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면서도 "해산권은 새 총리가 가지고 있으므로 새 총리의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