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음식 낭비를 막자는 지시에 `먹방`(먹는 방송)마저 규제되자 사람이 아닌 개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먹방에 동원된 개는 강제로 엄청난 음식을 먹어야 하고 고춧가루 등으로 괴롭힘까지 당해 동물 학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12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일부 애완견 주인들이 자신의 개를 위가 가장 크다는 의미의 `대위왕(大胃王)`으로 내걸고 먹방을 하고 있다.
이들이 올려놓은 동영상을 보면 개에게 100여가지의 간식과 더불어 1.5㎏짜리 소 심장을 먹이고 닭 다리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먹게 한다.
이미 배가 불러 고통스러워하는 개에게 더 먹이거나 심지어 고추를 강제로 개의 입속에 집어넣는 장면도 나온다. 매운 음식을 억지로 먹은 개의 눈이 충혈돼 눈물을 흘리는 듯한 장면도 등장한다.
동영상의 애완견 주인들은 개들에 이런 학대에 가까운 먹방을 시키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은 "개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양심이 있나", "돈 벌려고 별짓을 다 한다", "개는 아파도 말을 못 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 "모든 생명의 학대를 거부한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 지난달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음식 낭비 방지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중국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먹방에도 불똥이 튀었다. 먹방이 과식과 음식 낭비를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동영상 앱 틱톡의 중국 내 버전인 더우인과 라이벌 콰이쇼우는 온라인 먹방의 동영상을 삭제하는 등 강력한 규제에 돌입한 상태다.
베이징 소식통은 "사람이 출연하는 먹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자신이 키우는 동물을 먹방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는 동물 학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먹방 규제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