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 은행에서 마침내 `유리천장`이 깨졌다.
씨티그룹은 10일(현지시간) 마이크 코뱃 현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2월 은퇴하고 제인 프레이저(53) 현 글로벌소비자금융 대표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프레이저는 씨티그룹은 물론 미국의 모든 주요 은행을 통틀어 첫 여성 CEO가 된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프레이저는 지난 2004년 씨티그룹에 합류해 라틴아메리카 영업 총괄을 거쳐 지난해부터 소매 영업을 이끌어왔다. 작년 소비자금융 대표로 발탁되면서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급부상했다.
프레이저 신임 CEO는 "동료들과 함께 역사의 다음 챕터를 쓸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프레이저에게 주어질 과제는 회사 수익을 개선해 업계 1위인 JP모건체이스를 따라잡고, 무역장벽이 높아지는 현 시점에서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는 일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내다봤다.
이번에 물러나기로 한 코뱃 현 CEO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거의 무너질 뻔한 씨티그룹을 8년 넘게 이끌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코뱃은 "우리는 금융위기를 계기로 변신을 마무리했고, 더 단순하면서도 더 강한 조직으로 새롭게 떠올랐다"며 "더 할 일이 많지만 내 후계자가 발전의 다음 단계로 씨티를 이끌 시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