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일반 공모주 청약에 몰렸던 증거금 58조원 중 절반이 국내 증시 주변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3조2천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하루 전인 3일 47조3천억원보다 무려 1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을 살 수 있는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도 전날보다 13조원 증가한 58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가 하루 사이 각각 10조원 이상씩 늘어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4일 하루 동안에 불어난 투자자예탁금과 CMA 잔고를 합한 금액은 29조원. 이에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몰렸던 자금의 상당수가 예탁금과 CMA 잔고로 옮긴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게임즈에 몰렸던 증거금은 지난 2일 청약이 끝난 뒤 이틀 뒤인 4일 환불됐다.
청약증거금은 총 58조5천억원이었지만, 공모금액은 3천840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58조원 이상이 환불되면서 그중 절반은 증시 주변에 남은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증거금 중 16조원이 한 번에 들어오면서 투자자예탁금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을 앞둔 지난달 31일 60조원을 처음 넘어선 예탁금이 63조원까지 불어난 것이다.
CMA 잔고 역시 카카오게임즈 청약으로 45조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크게 증가했다.
주관사 중 한 곳이었던 삼성증권의 경우 청약증거금으로 신청된 23조원 중 12%인 약 3조원만이 은행 계좌로 환불됐다. 나머지 20조원은 주식 계좌 등으로 들어간 것이다.
예탁금과 CMA 잔고로 들어온 자금은 증시 주변에 남아서 앞으로 있을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IPO) 청약 등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관심을 끄는 IPO 기업들이 있는 만큼 그런 청약을 위해 자금이 대기하거나, 아니면 기대만큼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자금은 대체 종목을 찾아 직접 주식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