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41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치가 나왔다.
이는 앞으로 약 넉 달 새 22만여명이 코로나19로 숨지며 지금까지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것을 뜻한다.
미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4일(현지시간) 새로 업데이트한 코로나19 예측 모델에서 내년 1월 1일까지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41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이 보도했다.
IHME는 41만명에 대해 이는 지금부터 올해 말까지 22만5천명의 사망자가 더 나온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4일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8만7천52명이다.
이 연구소는 또 12월이면 하루 코로나19 사망자가 사상 최대 수준인 3천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IHME는 "(겨울이라는) 계절성과 대중들의 경계심 완화로 12월이면 미국의 하루 사망자 수가 거의 3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때는 4월로, 한 달 내내 하루 사망자가 1천명을 넘었고, 그중 열일곱 번은 2천명을 초과했다.
또 하루 사망자 3천명은 850명 안팎인 최근 하루 사망자의 3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IHME에 따르면 이미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가장 활발했던 지난달 초 이후 마스크 사용이 줄곧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일리노이·아이오와주 등 중서부 전역에서 두드러진다.
IHME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의학고문 스콧 애틀러스가 주장하고 있다고 알려진 `집단면역` 전략을 도입할 경우 사망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IHME는 "집단면역 전략을 추구한다면, 다시 말해 지금부터 1월 1일까지 정부가 추가로 관여하지 않는다면 누적 사망자 수는 62만명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단면역은 특정 질환에 감염됐다가 나았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가 생기면서 그 질환에 면역성을 가진 인구의 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된 상태를 말한다.
이런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이 질환의 전파력이 떨어지면서 면역이 없는 사람도 감염될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집단면역 전략은 경제를 정상적으로 가동하면서 감염 확산을 사실상 방치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연구소는 반대로 거의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쓴다면 추가 사망자가 절반 이상 줄어들 수 있고, 마스크 착용이 증가하면 추가 사망자는 3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HME는 "싱가포르 수준으로 마스크 착용이 활발해지면 누적 사망자가 28만8천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는 표준 예측 시나리오와 견줘 12만2천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또 최근 코로나19의 신규 감염자가 정점 때보다 줄긴 했지만 코로나19는 미국에서 암을 제치고 두 번째 주요 사망 원인으로 올라섰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질환은 심장병뿐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병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