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 `마이삭`이 제주 해상에 근접하자 태풍 진로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들이 비상 대비태세에 돌입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태풍경보가 발령된 제주도는 이날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해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제주 날씨는 현재 마이삭이 근접하면서 비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은 최대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이 불면서 항공기 운항이 전편 결항했다.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한라산도 입산이 금지됐다.
제주도는 해상에 강한 바람과 함께 물결이 3∼12m로 높게 일자 해안도로와 침수 위험 저지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13개 협업 부서와 유관 기관 간 협조 체계를 구축해 교통 상황을 관리하고, 축대 붕괴 등 각종 위험 요인에 대처하고 있다.
제주도는 또 태풍 마이삭이 중심 부근 초속 40m 안팎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강풍 위험 지역 95곳, 하천 범람 우려 지역 5곳, 대형 공사장 70곳 등에 대해 강풍 대비 안전조치를 취했다.
3일 태풍 마이삭 중심 부근의 이동 경로에 놓이는 경남도와 부산, 울산은 하루 앞선 이날부터 비상 단계를 발령했다.
경남도는 지방 어항 67개소와 산사태, 급경사지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699곳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했다.
또 타워크레인 90곳과 옥외광고물을 정비하고, 어선 1만4천여척을 대피시키는 한편 양식시설 1만1천885㏊에 대해 결박 또는 보강 조처를 취했다. 또 집중 호우피해 응급복구지 576곳,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등을 점검했다.
부산시도 태풍 피해 발생 우려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은 이날 오전 풍수해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에 따라 비상 1단계를 발령했다.
특히 고층 건물과 해안 방파제가 있는 해운대는 태풍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준공 뒤 입주를 끝낸 최고 101층 규모 엘시티는 사실상 처음으로 강한 태풍과 맞닥뜨리게 됐다.
해운대 구청은 엘시티를 비롯해 월파가 예상되는 마린시티 주변 지역에 대한 태풍 피해 예방에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울산시도 태풍 내습을 대비해 대형공사장과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등에 대해 안전 점검하고 농경지 시설하우스 및 항·포구 대피 선박 등의 결박 상태를 살펴봤다.
3일 태풍 진로 왼쪽에 놓이는 전남도는 지난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서 산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보고 위험지역 주민 대피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도록 했다.
도내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취약지 2천361곳과 산비탈 취락지구·임야 훼손지 주변 마을 등도 현장 점검하고 있다.
산간지역 태양광 발전 시설 845곳에 대해서는 집중호우에 대비한 배수로 정비와 점검을 하는 등 예찰을 강화했다.
집중호우 피해를 봤던 산사태 피해지(148ha)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토사 제거, 배수로 정비, 비탈면 거적덮기 등도 완료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해상가두리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그물망과 로프 고정작업을 서둘러 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 마이삭은 이날 정오께 서귀포 남동쪽 약 230㎞ 부근 해상에 진출한다.
중심기압 940hPa(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370㎞이며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매우 강한 수준인 초속 47m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 이후부터 태풍 강도가 `매우강`에서 `강`으로 변경돼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은 3일 새벽 경남 거제와 부산 사이 지점에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9호 태풍 마이삭 북상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