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제주에서 태풍 바비의 직접 영향으로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최대 순간 풍속이 36m가 넘는 강풍이 불어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가 강도 `매우강`의 위력을 유지하며 이날 오후 3시께 서귀포시 서쪽 190㎞로 가장 근접하는 등 서쪽 해상을 지나면서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고 밝혔다.
오후 2시 기준 주요 지점 하루 최대 순간풍속은 윗세오름 36.4m, 제주공항 32.7m, 새별오름 32.2m, 삼각봉 31.8m, 지귀도 30m다.
강수량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사제비 360.5㎜, 삼각봉 319.5㎜, 윗세오름 276㎜, 영실 235㎜ 등을 기록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이날 오전 6시 30분 제주에서 김포로 출발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8900을 시작으로 낮 12시 50분 현재 항공편 463편(출발 231편·도착232편)이 줄줄이 운항을 취소했다. 오후 6시 이후 운항 계획이 잡혀 있던 진에어도 운항을 취소했다.
바닷길에서는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도내 항구에는 해상의 높은 파도를 피해 대피한 1천905척의 선박들이 정박했다.
한라산 입산도 금지됐다.
이날 강풍으로 인해 제주시 도남동 르노삼성자동차 제주연북로지점 건물 앞에 세워진 대형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맞은편 도로 3차로를 달리던 차량 2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차량이 급정거하면서 충돌한 상황으로 사람이 다치지는 않았다.
제주시 도련1동 도련사거리 인근 도로에 지름 약 27㎝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해 안전조치가 이뤄졌고,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해안도로 일부 구간이 침수돼 차량 진입이 통제됐다.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 우수관도 폭우로 역류했다.
제주공항에서 도청 방면으로 가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떨어지고, 제주시 아라2동의 한 도로에는 가로등이 꺾여 도로를 덮치면서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제주시 이도2동의 한 아파트 외벽이 강풍에 뜯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가로수가 꺾여 도로에 쓰러지고, 안전펜스가 무너지고, 유리창이 깨지거나 지붕과 간판이 떨어지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74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도 발생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261가구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261가구 중 69가구만 복구됐으며 나머지 가구는 복구 중이다.
해상에는 제주도 남쪽 먼바다 6.2m, 제주도 앞바다 5∼6.9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제주도 육상 전역과 제주 해상에는 태풍 특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27일 새벽까지 태풍 영향으로 제주 육상에 바람이 최대 순간풍속 초속 40∼60m까지 불 수 있다고 예보했다.
최대 순간풍속 60m는 역대 태풍으로 인해 가장 바람이 강했던 2003년 매미 당시(최대 순간풍속 60m, 제주시)와 같은 수준이다.
태풍 바비의 강도인 `매우강`도 최대풍속이 초속 44∼54m의 강풍이 몰아치는 수준이다.
기상청의 `연도별 하루 최대풍속` 자료에 따르면 2003년 9월 태풍 매미 내습 때 제주시 고산에서 초속 51.5m의 최대풍속을 기록했다.
또 2016년 10월 차바 내습 때 최대풍속이 초속 49m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또 27일까지 시간당 3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호우 피해 없도록 주의를 바랐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서귀포 해상을 지나 이날 오후 6시에 목포 서남서쪽 약 170㎞ 부근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 `바비` 상륙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