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습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이른바 '삼성생명법' 때문이라는 얘기들이 많은데요.
삼성생명법이 어떤 법이고 쟁점은 무엇인지, 먼저 김보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삼성생명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7% 상승했습니다. 특히 이달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 동안 무려 46%나 올랐습니다.
석 달 전만 해도 4만 원대에 머물었던 주식이 지금은 5만 원 후반대에서 6만원대를 오가고 있는 것인데요.
그렇다고 마냥 상승 곡선만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동안 9% 넘게 빠졌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 6% 넘게 뛰는 등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삼성화재 주가 역시 비슷한 흐름입니다.
삼성 보험사들에 대체 무슨 일이 생긴걸까요?
증권가에선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주된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이용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인데요.
현행법 상 보험사는 전체 자산에서 특정 회사의 주식을 3%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주식의 경우 변동성이 큰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보험 가입자에게 투자손실이 전이될 위험을 막기 위해서인데요.
여기에서 논란이 되는 지점은 보험사가 갖고 있는 주식과 채권 지분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취득가가 아닌 현 시가로 계산해야 한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인데요.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을 취득가로 계산하면 5천억 원대로 전체 자산의 0.2%도 채 되지 않지만 시가로 하면 9%를 넘어섭니다.
즉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삼성생명은 물론 삼성화재 또한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일부 내다 팔아야 하는데 그 액수가 둘이 합쳐서 무려 23조 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유동성 확보가 훗날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에 삼성생명도, 삼성화재도 들쑥날쑥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것입니다.
현재 삼성생명법은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거대 여당 의원들이 내놓은 법안인 만큼 통과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미국과 영국 등 금융 선진국에선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이나 채권 지분을 개정안처럼 '시가'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물론 투자한도 제한도 있는데요.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하기 때문에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반면 일본은 투자제한 한도가 우리의 2배 수준인 6%까지 가능한 데다 시가가 아닌 '취득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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