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최초로 꿈의 시가총액 2조달러 고지를 장중 돌파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최고 468.65달러까지 치솟아 시총 2조달러(약 2천356조원)의 기준선인 467.77달러를 훌쩍 넘겼다.
장중 한때 1.4% 올랐던 애플은 오후 들어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고 462.83달러(0.58%↑)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는 시총 1조9천790억달러(약 2천331조원)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서나마 애플이 2조달러 고지에 오른 것은 지난 2018년 8월2일 1조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2년여 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시총 1조달러에 도달하는 데 42년이 걸렸지만 2조달러에 이르는 데에는 단지 2년이 더 필요했다"고 보도했다.
더 놀라운 것은 1조달러에서 2조달러로 넘어가는 데 걸린 실질적 기간이다.
애플 시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중순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불과 21주만에 2조달러 선에 이르렀다고 NYT가 전했다.
당시 바닥을 찍었던 애플 주가는 현재 2배 이상 올랐고, 연초 대비로는 60% 가량 급등한 상태다.
그 사이 애플은 지난달 31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시총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라는 타이틀도 차지했다.
애플의 이날 업적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자택에서 원격 근무 또는 수업을 하고 가상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급증하면서 IT 기술 의존도가 높아진 게 그 배경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분기에 매출(597억달러), 이익(113억달러) 모두 두자릿수대 성장을 보고했다.
이날 기록으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도 새삼 주목받는다.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지난 2011년 애플 CEO로 올라선 그는 중국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애플뮤직과 앱스토어 등을 아우르는 서비스 사업에 치중하며 과도한 아이폰 의존도를 낮췄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또한, 애플이 지난 2년 동안 별다른 새 사업을 하지 않고도 시총을 두 배로 불렸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고 NYT가 평했다.
애플은 그동안 애플워치 5시리즈, 에어팟 프로, 아이폰 11프로맥스 등 기존 제품군을 업데이트한 신상품만을 내놨을 뿐이다. 여기에 음악과 영화 스트리밍, 뉴스 등의 구독 서비스를 강화했다.
시총 2조달러 고지에는 애플 외에 다른 IT 공룡들도 조만간 합류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WSJ이 진단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전자상거래, 클라우드컴퓨팅 분야 성장에 힘입어 시총 1조6천억달러를 넘어섰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1조달러에 육박한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 5대 IT 대기업은 지난달 말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을 불린 상태다.
애스워스 다모대런 뉴욕대 교수는 NYT에 이들 기업을 `골리앗`에 비유하면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위기가 이미 센 그들의 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