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이를 기반으로 실제 적용되는 주택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연 1%대까지 내려갔던 주택대출 변동금리 하단은 다시 2%대로 올라섰다. 일부 은행이 금융조달비용이 올랐다며 사실상 가산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이 7월 코픽스를 반영해 이날부터 적용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는 연 2.04∼3.90%이다.
국민은행은 연 2.23∼3.73%다. 전날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8bp(1bp=0.01%포인트) 낮지만 6월 코픽스를 반영하기 시작한 7월 16일에 비하면 2bp 높다.
국민은행은 7월 16∼30일에 2.21∼3.71%, 7월 31일∼8월 15일에는 2.31∼3.81%의 금리를 적용했다.
농협은행은 연 2.04∼3.65%다. 농협은행 금리는 지난달 16일 1.96∼3.57%까지 내려가 주목받았지만 이날 적용 금리는 그보다 8bp 올랐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연 2.30~3.90%를 적용한다. 이는 전날보다 8bp, 지난달 16일보다 6bp 각각 낮은 금리로 코픽스 하락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주요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추이] (단위:%)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통상 매월 18일 발표되는데 일반적으로 코픽스 변동폭을 따라 주택대출 변동금리도 움직인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은행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 우대금리 등을 조정하는 경우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구조로 책정된다. 가산금리는 업무 원가, 신용 프리미엄,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재산정된다.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1%로 전달보다 8bp 내렸지만 실제 고객이 적용받는 대출금리 증감폭이 은행마다 다른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국민은행은 7월 31일부터 취급하는 신규 코픽스 기준 주택대출(6개월 변동) 금리를 10bp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규 코픽스 기준과 신(新)잔액 코픽스 기준 금리의 적정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위해 신규 코픽스 금리의 상품 이율을 조정했다"며 "이번 금리 조정은 신규로 취급하는 주택대출에 적용되는 것으로, 기존 대출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택대출 변동금리 중 금리가 더 낮은 신규 코픽스 기준 상품에 고객 쏠림 현상이 심해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금리를 조절했다는 얘기다. 신규 코픽스는 해당 기간에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을 빠르게 반영한다.
농협은행도 7월 31일부터 가산금리에 반영되는 조달비용을 감안해 주택대출 변동금리를 전날보다 16bp 올렸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1년에 4차례 고정적으로 조달비용을 반영해 원가를 조정한다"며 "2분기 금융채 금리 상승 등 비용을 산출해 7월 말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같은 이유로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이 시기에 9bp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연 2.45∼3.95%, 우리은행 2.60∼4.20%, 농협은행 2.34∼3.95%다. 7월 16일과 비교하면 국민·우리은행은 7bp, 5bp씩 내렸고, 농협은행은 9bp가 올랐다. 7월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7bp 내린 1.11%였다.
한편 주택대출 변동금리를 매일 산출하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하루 사이 변동은 없었다.
이날 신한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과 신잔액 기준 주택대출 금리는 모두 연 2.31∼3.56%다.
하나은행은 각각 2.48∼3.78%, 2.18∼3.48%를 적용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