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부산시의원이 제명됐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윤리심판원 회의 결과 A 시의원 제명 결정이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부산시당은 전날 오후 A 시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 회의를 긴급하게 소집해 사실관계 확인과 본인 소명 등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A 시의원은 이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번 일에 대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해 해당인에 대한 징계와 피해자 보호는 물론,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며 "우리 모두 각자의 언행을 한번 더 살피고 되돌아보는 반면교사의 사례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박민성 시의회 원내부대표는 "윤리심판원 징계결정과 별개로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의회 차원의 윤리위원회를 열어 엄중한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하태경 통합당 부산시당위원장은 12일 오전 페이스북에 "명백한 증거에도 경찰조사 핑계 대며 공당 책임을 외면하는 민주당은 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하 위원장은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은 모든 문제 되는 사안은 사법처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한다"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명확한데도 모두 묵인하고 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성 윤리에서조차도 이성적인 판단력을 잃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차라리 이번 기회에 성추행과 같은 윤리 문제는 도저히 판단하지 못할 정도로 당이 망가졌다고 공개선언이라도 하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통합당 부산시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소정 통합당 부산시당 대변인은 A 시의원이 지난 5일 성추행 피해 여성 1명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A 시의원이 여성 어깨를 감싸 안은 장면과 악수 이후 오른쪽 어깨 바로 아랫부분을 살짝 쓸어내리다가 팔뚝 부위를 잡는 모습이 나왔다.
김 대변인은 "A 시의원은 지금까지의 혐의를 극구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고, 피해자에 대한 무고 고소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에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다시 한번 사죄와 공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시의원 대응을 지켜본 뒤 지난 11일 오후 당시 모습이 담긴 3시간 분량 영상을 초 단위로 분석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과 부산여성상담소 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에 특단의 조치를 단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민주당이 지향한 성평등 가치가 붕괴해 가는 이 시점에서 사죄 표명과 성폭력 대응 매뉴얼 제작,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 등 기존 대책만으로는 전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부산시의원 성추행 사건 관련 통합당 부산시당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