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사람을 법으로 처벌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6일 베르나마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법원은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으려 하다 구조대원들에게 붙잡힌 샤피룰 하킴(28)이라는 남성에게 자살미수죄로 벌금 3천 링깃(85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샤피룰이 벌금을 내지 못하면, 징역 3개월을 집행하라고 조건을 걸었다.
샤피룰은 1일 새벽 4시 45분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아파트에서 가정 문제로 난동을 부리다 자살하겠다고 베란다로 나갔다.
샤피룰이 문을 잠갔기 때문에 경찰은 소방 구조대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구조대원들이 지붕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그를 붙잡았다.
샤피룰은 법정에서 "실직상태에서 가정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앞으로 이런 시도를 반복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니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검사는 "샤피룰에게 자살미수죄로 교훈을 줘야 한다"며 적절한 형을 내려달라고 구형했다.
말레이시아의 형법은 자살미수죄로 최고 징역 1년 또는 벌금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말레이시아 법원은 두 달 전에도 깨진 유리 조각으로 자살을 시도한 42세 남성에게 징역 1개월을 선고했다.
한국 형법은 자살미수죄는 없고, 자살 교사·방조죄만 처벌한다.
인도 형법도 자살미수죄를 1년 이하 징역형이나 벌금형으로 처벌하고, 파키스탄·방글라데시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는 올해 1월부터 자살미수죄를 없앴다.
말레이시아 정신건강협회도 "자살 시도자의 90% 이상이 우울증 등 정시질환을 앓고 있다"며 "자살미수죄 처벌 조항을 폐지하거나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