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 안성 지역에서 산사태로 1명이 매몰돼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밀려 들어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2시간에 걸쳐 양계장 건물과 집 등을 수색한 끝에 오전 9시 18분 토사에 매몰돼 숨진 A(58)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소방당국은 A씨가 산사태 직후 집 밖으로 탈출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집 안에 함께 있던 A씨의 아내와 딸 등 다른 가족 3명은 무사히 탈출했다.
이날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 남산마을에는 주민 20여명이 모여 매몰사고 구조 현장을 지켜봤다.
오전 8시께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남산 일부에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여성 1명이 매몰된 상황이었다.
남산마을은 도로에서 이어지는 길에 토사가 발목 높이까지 쌓여 있었고, 공터에는 토사에 빠진 차들이 즐비했다.
마을주민 최모(77·여)씨는 "밤새 비가 오다 말다 하더니 오전 6시부터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무섭게 비가 퍼붓는 바람에 집 안에서 옴짝달싹을 못 했다"며 "결국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돼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어 "이 마을에서만 55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매몰된 여성은 3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고, 다행히 경상에 그쳤다.
남산마을뿐 아니라 죽산면 시가지도 침수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버스터미널이 있는 시내는 오전 6시부터 2시간여 동안 50㎝가량 침수되면서 상점과 주택 수십 채가 물에 잠겼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오전 9시를 전후해 물은 모두 빠졌지만, 도로는 토사가 쌓여 어디까지가 도로인지구별조차 되지 않았다.
죽산면 소재지 죽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물을 뿌려가며 삽과 빗자루로 토사를 쓸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서 이불 가게를 하는 박모(60·여)씨는 "지금은 물이 거의 빠졌지만 오늘 아침만 해도 도로가 강처럼 변했었다"며 "지대가 약간 낮은 가게는 아예 내부까지 물이 차 피해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죽산리에서 영업하는 한 견인차 기사는 5시간 동안 50건이 넘는 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견인차 기사는 "내가 속한 보험사 콜 건수만 50건이니, 죽산면 전체로 보면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300건가량 피해 접수가 됐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며 "대부분 침수된 차나 토사에 빠진 차를 빼달라는 요청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죽산면 일대에는 오전 6시부터 2시간 동안 163mm의 비가 내렸다.
크고 작은 산사태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주택이 침수되고, 토사가 쌓여 피해를 봤다.
이날 정오 현재 안성시는 이번 비로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고, 산사태와 침수, 도로 유실 등 70여건의 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안성시 관계자는 "비 피해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물에 잠긴 죽산면 시가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