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대도시 뭄바이의 빈민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뭄바이 소재 `타타기초 연구소`와 뭄바이 시 당국이 지난달 다히사르, 쳄부르, 마퉁가 등 3개 지역 주민 6천936명을 대상으로 혈청 조사를 벌인 결과 빈민가 주민 약 57%가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빈민가 외 지역 주민의 항체 보유 비율은 16%에 그쳤다.
뭄바이에선 주민의 40%가량이 빈민가에 거주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특정 지역에 집단면역이 형성되려면 항체를 보유한 주민 비율이 약 60%는 돼야 한다고 본다.
집단면역이란 해당 지역 주민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면역력을 지녀 바이러스가 더는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로 확인되면 뭄바이 빈민가 주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항체 보유율을 지니게 된 셈이다.
미국 뉴욕 주민들의 경우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하던 지난 4월 항체 보유율은 21.2%였다. 집단면역을 방역 대책으로 내세웠던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도 지난 5월 주민의 14%가량만 항체를 보유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도 국립역학연구원의 과학자문위원회 회장인 자야프라카시 물리일은 "뭄바이 빈민가들에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수 있다`며 "감염을 피하려는 뭄바이 주민들은 아마도 빈민가로 갈 만하다"라고 말했다.
빈민가에서 이토록 많은 주민이 항체를 보유하게 된 건 그만큼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중변소 한 곳을 무려 80명이 같이 쓸 정도로 기본 위생 시설이 열악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이 지역에선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집단면역에 준한 항체 보유율을 기록한 이곳 빈민가들은 실제로 최근 들어 신규 확진 사례가 크게 줄어들었다. 인도 전체의 확산세는 거세지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만 눈에 띄게 신규 감염 사례가 감소했다.
그간 신규 격리시설 확립 등 정부의 엄격한 방역 조치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이번 조사 결과로 집단면역도 하나의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뭄바이 빈민가 주민들은 대체로 젊고 코로나19 중증을 앓을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검사 기다리는 인도 빈민가 주민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