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수익 개선을 위해 다음 달부터 여객기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항공 화물은 견조한 성장을 나타내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이 참관한 가운데 B777-300ER 여객기의 좌석을 뜯고 화물을 싣는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을 적재하면 화물 수송량은 최소 10t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보잉사의 허가와 국토부의 승인을 거쳐 8월 중 운항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다만 아직 비용 등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18일 여객기에 화물을 싣기 위한 방염(防炎) 기준을 보다 폭넓게 인정하는 등 추가 안전운항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11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여객기 좌석에 카고시트백(Cargo Seat Bag)을 장착, 기내 좌석 공간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카고시트백은 기내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별도의 가방이다.
이 같은 시도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화물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항공 화물 운임이 상승해 여객 수요 급감으로 매출이 하락한 항공사의 실적을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2분기 화물 부문의 선방으로 1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연내 여객 수요 회복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점을 고려하면 화물 공급 부족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화물운임 상승 폭이 다소 완만해지는 추세에 있으나 여객 화물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화물 운임 수준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최근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구주지역본부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동남아지역본부를 없애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영업·운송·화물 기능은 분리해 본사와 각국 지점이 관리하기로 했다. 미주(LA), 중국(베이징), 일본(도쿄) 등 3곳의 해외지역본부는 유지한다.
대한항공 측은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차원"이라며 "다국가로 구성된 2개 지역 본부를 폐지하고 대신 본사와 지점이 직접 협업하는 업무 체제를 구축해 신속하고 간소한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본사와 지점의 효율적인 업무 협업을 위해 글로벌 영업지원 조직과 24시간 여객 운송 지원센터를 본사에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