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이 9일 잘못된 통계 수치를 발표했다가 정정하는 대형 사고를 쳤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동향을 발표했다.
통계국 홈페이지 공고란에는 "6월 PPI가 작년 동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는 제목의 발표문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 글 제목을 클릭해 발표문을 읽으려고 하자 새 페이지가 열리지 않으면서 에러 메시지가 뜨는 오류가 반복됐다.
같은 시각, 6월 CPI가 작년 동기 대비 2.7% 상승했다는 제목의 발표문 역시 열리지 않는 오류 현상이 나타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6월 PPI와 CPI 발표에 관한 두 개의 발표문이 모두 갑자기 홈페이지에서 사라지더니 20여분이 지나 새로운 발표문이 올라왔다.
새 발표 내용은 직전에 발표된 것과 완전히 내용이 달라져 있었다.
작년 동월 대비 6월 PPI 상승률은 0.0%에서 -3.0%로 바뀌었고, CPI 상승률은 2.7%에서 2.5%로 낮아졌다.
이 같은 혼란이 이어지는 동안 중국과 외국 언론사들이 갈팡질팡하다가 줄줄이 오보를 냈다가 정정을 했다.
로이터 통신과 중국 신랑재경 등이 이날 작년 동기 및 전기 대비 6월 PPI·CPI 상승률 속보를 정정하는 기사를 내보내야 했다.
사전에 준비돼 예고된 시간에 발표되는 물가지수 발표가 통째로 결과가 뒤바뀌는 대형 사고에 시장에서는 큰 혼란이 초래됐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된 PPI 동향에 크게 주목하던 상황이어서 특히 혼란이 컸다.
중국에서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연일 폭등하는 가운데 그간 크게 부진했던 PPI까지 크게 회복됐다는 것은 중국 경제에 큰 호재로 해석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정된 결과로는 여전히 중국 경제가 중국 안팎의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경위가 석연치 않은 이번 통계 발표 사고로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 신뢰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중국 통계 당국이 복수의 `발표안`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까지도 제기하고 있다.
중국 통계국은 이번 `발표 사고`에 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 국가통계국이 1년 전인 작년 6월 자료를 `실수`로 올린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작년 6월 CPI와 PPI 상승률은 각각 2.7%와 0.0%로 이날 중국 통계국이 처음 올린 결과와 같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경제 전문가는 "어느 나라에서나 물가지수 발표는 전날 오후에는 나와 있고 정해진 시간에 발표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사고"라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고로 중국 통계 당국이 경위를 자세히 밝혀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통계국의 생산자물가지수 발표문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