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증시에서 바이오, 2차전지, 정보기술(IT) 업종 성장주들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났다. 증가 상위 10개 종목을 합쳐 100조원 넘게 불어났다.
반면 제조업과 은행 등 기존 대장주들은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 증시에서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시총이 작년 말 28조6천494억원에서 지난달 30일 51조2천778억원으로 22조6천284억원(79.0%) 늘었다.
이어 셀트리온 18조623억원(77.8%), NAVER 13조1천207억원(42.7%), LG화학 12조2천125억원(54.5%), 카카오 10조2천527억원(77.5%) 등은 10조원대 증가를 보였다.
이밖에 셀트리온헬스케어(8조7천843억원), 삼성SDI(8조7천675억원), 엔씨소프트(7조6천839억원), 셀트리온제약(3조1천871억원), 알테오젠(2조8천3억원) 등의 시총 상승 폭도 컸다.
이들 10개 종목의 시총 증가 규모는 107조4천997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불리며 최근 증시 상승세를 이끈 대표적인 성장주들이다.
반면 기업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10개 종목의 상반기 시총 하락 규모는 70조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시총이 같은 기간 333조1천138억원에서 315조2천45억원으로 17조9천93억원(-5.4%) 감소했다.
신한지주(6조8천314억원), SK하이닉스(6조5천520억원), 현대모비스(6조1천480억원), 삼성생명(5조9천600억원) 등의 시총 감소 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이밖에 KB금융(5조6천966억원), POSCO(5조4천491억원), 한국전력(5조3천284억원), 기아차(4조9천657억원), 현대차(4조8천717억원) 등도 시총이 많이 감소했다.
대부분 코스피 시총 상위권에 속하면서 오랜 기간 한국 증시를 대표해 온 종목들이다. 이들 10개 종목의 시총 감소 규모는 총 69조7천122억원에 달했다.
종목 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시총 상위 기업의 순위도 많이 바뀌었다.
작년 말 시총 5위, 6위였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순위가 각각 11위, 14위로 내려앉았고, POSCO(9→17위), 신한지주(11→19위), KB금융(12→18위), 기아차(16→21위), 한국전력(17→22위), 삼성생명(20→29위) 등도 순위가 몇 계단씩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22→8위), 엔씨소프트(25→13위), 삼성SDI(18→7위)는 순위가 10계단 이상씩 급상승했다.
이런 증시 주도 종목의 변화를 산업지형 변화를 반영한 추세적 현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경제가 집중 조명을 받으며 변화를 가속했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의 정체 원인은 산업 성장의 성숙도가 높아진 제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라며 "규모의 경제가 한계에 도달하고 범위의 경제 시대에 진입하면서 증시가 구조적 변환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연합인포맥스·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