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의 A유치원 원장이 원아들에게 제공한 간식 보존식이 일부 보관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고의로 폐기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A유치원 원장은 27일 저녁 학부모들에게 `경위보고 및 사죄문`이란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급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으로 보관을 했지만, 저의 부지로 방과후 제공되는 간식의 경우에는 보존식을 보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전후인 6월 10일 수요일부터 15일 월요일까지의 방과후 간식이 보존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간식도 보존식으로 보관돼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한 책임을 설립자이자 원장으로서 통감하고 있으며, 이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을 지고자 한다"며 사과했다.
보존식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집단급식 시설에서 의무적으로 음식 재료를 남겨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A유치원은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간식 등 6건의 보존식을 보관하고 있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도 이날 A유치원 일부 피해 학부모들이 원장을 고소함에 따라 보존식이 폐기된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A유치원 원장은 "저희 유치원은 공적, 사적 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설립자의 개인 자력을 동원해서라도 증상이 발현된 재원생이 충분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향후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유증상 원생들의 건강회복 및 유치원 정상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작은 사실 하나까지도 투명하게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산시는 "원생들의 치료비는 경기도 비용으로 일단 처리하고, 유치원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경우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는 원장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2일 한 원생이 처음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인 뒤 급격히 늘어 27일 오후 6시 기준 유치원 원생 및 교직원 202명 중 111명이 식중독 유증상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어린이 15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