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 확산하는 가운데 연결고리 중 하나로 `암호화폐`가 지목된다.
확진자들을 역학조사하는 과정에서 암호화폐와 관련된 정황이 속속 확인된 것이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대전 49·50·53·56·58·59·60·61·62번 확진자와 충남 계룡 3번 확진자가 수시로 접촉했던 대전 서구 괴정동 오렌지타운 상가 2층 사무실에서 암호화폐 투자 관련 서류들이 발견됐다.
암호화폐 관련 조직도로 보이는 문서도 나왔는데, 여기에는 확진자 상당수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이 사무실에 방문한 확진자들 가운데 한 명은 지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12일 서울 암호화폐 거래업체를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그가 방문한 업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초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투자사기 피해를 봤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3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온 서구 괴정동 전통시장 내 통증카페 건물 입구에는 암호화폐 채굴 센터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 건물에 암호화폐 채굴 센터는 따로 없다.
주변 상인들은 "통증카페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내건 플래카드"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이 통증카페를 살폈을 당시 내부에 온열 치료기 등이 놓여 있기는 했다.
오렌지타운 2층 사무실에 방문했던 계룡 3번 확진자가 지난 11∼13일 들른 후 한꺼번에 5명의 확진자가 나온 서구 탄방동 둔산전자타운 6층 사무실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서류들이 발견됐다.
지난 15일 이후 확진된 대전시민 36명 가운데 17명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 직접 들렀다.
이들과 n차 접촉한 15명도 감염됐다.
나머지 4명은 서구 갈마동 꿈꾸는 교회 목사 부부(대전 47·48번 확진자)와 이들의 접촉자 2명(대전 51·80번 확진자)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확진자들이 모이던 장소에 화장품 등 일부 상품이 쌓여 있긴 하지만, 판매하는 물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며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다단계 업체 사무실일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확진자들은 암호화폐뿐 아니라 다단계 방문판매업과의 관련성도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확진자들이 소규모 비밀 회동을 자주 가졌고 3명이 신천지예수교 교인인 점으로 미뤄 이번 급속 확산 사태가 신천지와 관련됐을 의혹을 제기하기도 하나, 방역 당국은 가능성을 극히 적게 보고 있다.
대전 코로나19 확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