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추진 중인 3조원 규모 자구안에 프로야구단 두산베어스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각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카카오가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는 가정에 가정을 더한 시나리오일 뿐이지만, 채권단이 대형 IT 업체 측에 야구단 인수 의향을 문의했다는 보도 등 비교적 구체적인 정황까지 나오자 프로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카카오 측은 야구단 인수설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10일 "내부에서 야구단 인수 얘기는 그야말로 금시초문, 생뚱맞다는 반응"이라며 "검토도 안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직 국내 프로야구단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대주주의 결단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야구 골수팬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강력한 의지로 다이노스를 창단해 애정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있는 것이 비근한 사례다.
하지만 두산 팬들에게는 안타깝게도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야구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지만 카카오의 프로야구 진출설은 여전히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전에도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 교체 등 진출 기회가 열릴 때마다 유력한 후보로 입길에 올랐다.
사실상 전 국민이 쓰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광고·게임·쇼핑·콘텐츠·금융·교통 등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를 의욕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최대의 프로 스포츠인 야구와 끊임없이 연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라이언`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캐릭터 지적재산(IP)은 프로야구 연계 마케팅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최근 카카오톡 수익화로 실적이 쑥쑥 상승하면서 야구단 운영비가 회사에 크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가 최근 e스포츠 후원을 개시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리그오브레전드(LoL)` 게임단으로 유명한 DRX와 스폰서십을 맺은 것이다. 다음과 합병한 이후 카카오가 프로스포츠를 후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e스포츠 스폰서십은 젊은 층과 글로벌을 노린 장기적 포석"이라며 "핵심 사업과 당장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금 당장은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카카오가 스포츠 마케팅의 가치를 확인한다면 더 큰 판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당분간 끊임없이 흘러나올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