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취재하다 사망한 언론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언론 비정부기구(NGO) 프레스 엠블럼 캠페인(PEC)은 지난 3개월 동안 전 세계 31개국에서 최소 127명의 언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중 3분의 2가량이 취재 중 감염된 것이었다.
블레즈 렝펭 PEC 사무총장은 "언론 종사자들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질병의 전파에 대해 알려야 한다"며 "많은 언론인이 적절한 보호장비 없이 일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사망 언론인의 절반가량인 62명은 중남미 언론인들이었다.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중 중남미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15%에 못 미치는데 언론인 사망자는 중남미에 집중된 것이다.
그 중에서 페루 언론인들이 15명으로 가장 많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페루 국가언론인연합(ANP)을 인용해 코로나19로 사망한 페루 언론인이 최소 20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페루 지역방송 카날23에서 일하던 78세 베테랑 기자 빅토르 에메리트도 코로나19로 숨졌다.
역시 기자인 고인의 조카는 가디언에 "보호장비를 자비로 사야 하는 데 돈이 떨어져 새 마스크를 사지 못해 삼촌을 포함한 언론인들이 감염되고 사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7만39명, 사망자가 4천634명인 페루에선 언론인뿐만 아니라 근무 중 감염된 의료진과 경찰의 사망도 계속되고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도 13명씩의 언론인이 코로나19로 희생됐고 에콰도르도 12명이 숨졌다.
중남미 외에 미국에서도 12명이 사망했고, 파키스탄 8명, 러시아와 영국에서도 5명씩의 언론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PE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