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의 다수가 종교 소모임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35명 중 지역발생 30명의 감염 경로를 설명하며 "지역사회 신규 감염 사례 총 30건 중 24건이 종교 소모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규 감염자의 80%가 종교모임과 관련된 셈이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이런 소모임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밀접하게 모여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함께하는 등 침방울(비말)이 확산하는 쉬운 특성을 보였다. 종교 시설에서는 당분간 대면접촉 모임을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감소 추세였으나 주말 동안 경기·인천지역 교회 관련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안양과 군포에서는 제주도 단체여행을 다녀온 교회 목사와 가족 등 9명이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인천에서는 지난달 28일 미추홀구 한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이날 1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수도권은 엄중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지역사회 내에서 방역당국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조용한 전파자`로 인한 연쇄 감염이 계속 나타나는 게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 같은 수도권의 상황을 고려해 이달부터 권역별 대응 체계에 따라 선별진료소를 운영키로 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수도권 선별진료소는 212개 정도로 지난 1주일간 4만4천여 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부천 물류센터처럼 많은 양의 검사를 할 때는 중앙에서 선별진료소 업무를 지원했다"며 "앞으로는 권역별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별도로 만들어 6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 의사회와 간호사회 등 관련 단체와 협력해 인력 풀을 구성하고 필요하면 즉각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현행 `생활속 거리두기`를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평균 신규 환자가 50명, 혹은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5%를 넘으면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고, 내려가면 생활속 거리두기로 기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성상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아직은 우리 방역 및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생활속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1명 늘어 112명이 됐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쿠팡물류센터 방역관리자를 처벌할 수 있냐는 질문에 "방역관리자에게 어떤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는 조금 미흡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방역수칙은 강제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일상에서 잘 지켜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방역수칙 준수가 하나의 문화로 이어지기 위한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게 정부의 몫"이라며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6월부터 다시 문을 여는 어린이집과 관련해선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학교생활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