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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기다린 내 집인데"…조합원 울리는 지주택 [지역주택조합의 빛과 그림자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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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역주택조합은 결정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피해를 온전히 조합원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입주를 코 앞에 두고 2백여명의 조합원이 자격 박탈 위기에 처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어서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해바다와 인천대교가 한 눈에 보이는 송도의 한 신축 아파트.

대형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3천여세대의 대단지로, 입지와 규모 면에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중에서도 눈에 띕니다.

그런데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250명의 조합원이 하루아침에 `자격 상실 예정자`가 됐습니다.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원의 자격 요건은 세대주 유지, 85제곱미터 이하의 1주택자 등인데, `이를 유지하지 못한 부적격자이니 소명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입니다.

사유는 각기 다르지만 대부분 착오 또는 무지로 인해 세대주 지위를 상실하거나 계약하지 않은 분양권 당첨 이력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곳곳의 과정들이 투명하지 않습니다.

먼저 시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중간 자격 심사 결과를 보면 부적격자가 `제로`, 0명입니다.

이번에 자격이 상실된 조합원 중 일부는 중간 심사 이전 이미 사유가 발생했는데, 만약 이 때 제대로 고지받았다면 충분히 문제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당시 심사의 부실이 있었음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결국 사유 발생은 개인의 책임이며, 조합에 문제가 있다고 화살을 돌립니다.

<인터뷰>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저희가 미스해서 못 거른 것이지만, 2차때 못해도.. 뭐 재판도 3차까지 있듯이, 3차에 저희가 확인해서 법에 안 맞는다면 (부적격자를) 잡을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지금 조합이 (2018년에) 결과를 받아놓고서 아무것도 안했다는 것은 조합의 책임이죠."

조합의 일처리는 파헤칠수록 의혹 투성입니다.

애초에 가입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무리하게 가입시키고는 조합원이 혹여나 문의해도 `문제 없다`, `적격`이라고 통보합니다.

<인터뷰> 윤ㅇㅇ (인천 송도)
"저는 최초가입자에요. 5년 정도 된거죠. 이번에 제가 왜 부적격 확인해봤더니 아예 조합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걸 이제야 안거죠."

또 조합이 자체적으로 자격 심사를 경제청에게 요청하고도 정작 이 결과는 1년이 넘도록 개개인에게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준공을 앞두고 추가분담금이 수백원억 늘어나게 되자, 그동안 쉬쉬했던 부적격자를 꺼내 들어 "이 물량을 일반분양해 추가금을 충당하자"는 계획을 밝힙니다.

<녹취> 입주예정자-센토피아지역주택조합 임원 회의 (2020.1)
"(부적격자가) 생각보다 늘면 정말 좋죠. 해피한 상황일거라 생각하고, 내심 기대도 합니다."

자격 박탈 위기에 처한 이들은 "조합이 자격 상실 위험을 의도적으로 고지하지 않고, 이를 볼모삼아 손실을 메우려는 모양새"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조합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송도센토피아지역주택조합 조합장
"(결과 고지는) 저의 의무가 아니에요. 그리고 판단은 저희가 하는게 아니에요. `적격` 드린다해도 의미가 없는걸요. 그리고 그때 알려줘봐야 매도·매수 안돼요."

<인터뷰> 김ㅇㅇ (인천 부평)
"이미 집도 팔려 이사 준비하고, 아이들 방 작지만 꿈을 꿨는데.. 제가 투기꾼이 되어 있는거에요. 그건 사기에요. 사기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어요. 저희는 법을 모르잖아요. 그걸 악이용하는 건 조합이고, 눈 감아주고 이를 근거로 심사를 해야할 경제청은 방관하는 거에요."

조합과 관할 지자체가 서로의 책임을 미루고 방관하는 사이, 조합원들만 오랜 기간 꿈꿔온 내 집을 눈 앞에서 잃게 될 판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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