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수에즈 운하를 25일 무사히 통과했다. 청와대는 "잃어버린 글로벌 핵심항로를 되찾게 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2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HMM 알헤시라스`호가 운항하는 유럽 항로는 2016년 한진해운 파산 이후 현대상선(HMM)도 경영이 악화돼 국내발 유럽 수출화물을 주로 외국 국적 선박에 의존한 채 항로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항로였다"며 이같이 전했다.
알헤시라스호는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명명식이 거행됐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다. 다음달 3일 유럽의 첫번째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도착하면서 유럽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윤 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2018년 4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부처와 금융기관, 해운사, 조선사 등이 국적 선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알헤시라스의 쾌거는 지난 2년간 민관이 협력하여 거둔 눈부신 성과로 한국 해운 재건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대내에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알헤시라스호에 이어 세계 최대 컨테이너 2호선 `HMM 오슬로(Oslo)`는 지난 11일 부산 첫 입항을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닝보, 옌톈을 거쳐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 또 3호선 `HMM 코펜하겐(Copenhagen)`도 지난 25일 부산항에 첫 입항을 했다.
윤 부대변인은 "앞으로 9월까지 총 12척의 선박이 유럽항로에 모두 투입되면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 1회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명실상부한 세계경제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한 역사가 12척의 컨테이너선으로 대한민국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오늘의 쾌거로 이어져 현재의 국난을 극복하는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알헤시라스`호는 지난달 28일 부산항 신항에 첫 입항한 이후 중국 닝보와 상하이를 거쳐 이달 7일에 옌톈(Yantian)에 입항했다. 이어 8일 최대 선적량인 1만9,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하면서 최다 선적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14일 김정숙 여사는 알헤시라스호가 세계 선박 사상 가장 많은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아시아를 떠나 유럽으로 출항하게 된 쾌거를 축하하고 안전하게 항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1만9,621TEU는 중형승용차 3만9,242대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세계 최대 자동차 운반선이 다섯 번에 걸쳐 운송해야하는 양이다. 성인운동화 9,810만개를 실을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10세 이상 국민(약 4,800만 명)이 2켤레씩 나눌 수 있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