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0대 기업의 등기 사내이사(CEO)의 1인당 평균 보수는 6억8천783만원으로, 부장급 이하 직원보다 8배 이상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대표 신경수)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국내 200대 기업의 CEO·임원·직원 보수 격차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대 기업이 CEO급에게 지급한 급여 총액은 4천464억원이었다.
사내이사 649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액은 6억8천783만원이다.
임원급에게 준 전체 보수액은 2조5천662억원으로, 임원 7천189명이 1인당 받은 급여는 3억5천698만원으로 파악됐다.
부장급 이하 직원에게는 인건비가 72조원 지출됐는데, 직원 약 9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보수액은 7천919만원이다.
이 같은 평균 보수액을 비교하면 CEO 보수는 직원보다 8.7배 더 많고, 임원급보다는 1.9배 더 많다. 임원 보수는 직원보다 3.8배 많았다.
CEO 1인당 평균 보수를 최저 연봉(2천94만원)과 비교하면 32.8배에 달했다.
최저 연봉을 받는 직원보다 CEO가 보수 32배 이상을 받는 것이다.
CEO 평균 보수를 100이라 하면 임원급 보수는 51.9%, 직원은 11.5% 수준을 받고 있다.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업종에 따라서 편차가 컸다.
유통·상사 업종은 CEO 보수가 14억5천580만원, 직원 보수는 6천70만원으로 격차가 약 24배였다. 유통·상사 임원 보수는 3억5천480만원으로 200대 기업 전체 평균에 조금 못 미쳤다.
20개 주요 업종 중 CEO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업종은 정보·통신 분야로, CEO 평균 보수는 15억2천680만원이었다.
정보·통신 분야의 임원급 보수는 4억2천100만원, 직원 보수는 8천120만원으로 CEO와 직원 간 격차가 18.8배였다.
이외에 식품업, 석유화학, 전자, 금융 등이 CEO와 직원 보수 격차가 컸다.
이와 달리 CEO와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낮은 업종은 전기·가스였다. 이 업종 CEO급 보수는 3억1천390만원, 직원 보수는 8천130만원으로 급여 차이가 3.9배에 그쳤다. 임원 보수 역시 2억원 수준으로 CEO의 65.6% 수준이었다.
섬유, 제지, 교육, 제약, 조선·중공업 등도 CEO와 직원 보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200대 기업 중 CEO와 직원 보수 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엔씨소프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사내이사 평균 보수는 49억5천800만원이었고, 미등기 임원과 부장급 이하 직원 평균 보수는 8천640만원이었다.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의 1인당 평균 보수는 7천400만원으로 CEO와 격차가 67배에 달했다. 직원 보수도 적지 않지만 CEO 보수가 워낙 높다 보니 차이가 컸다.
엔씨소프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택진 사장이 사내이사 보수총액 99억1천500만원 중 94억5천만원을 받았다.
신경수 대표는 "국내 기업 중 경영 성과와 별개로 단지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고액 보수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CEO 보수를 좀 더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