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腸) 세포도 감염시키고 장 세포에서도 증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후브레흐트 연구소(Hubrecht Institute), 에라스뮈스대학 메디컬센터, 마스트리흐트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할 때 이용하는 숙주 세포의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가 폐 세포만이 아니라 장 세포에도 많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바로 이 ACE2 수용체를 통해 장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4일 보도했다.
인간의 장 오가노이드(organoid)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오가노이드란 실제 장기와 같은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적 세포의 작은 덩어리를 말한다.
연구팀은 장 내막세포를 지니고 있는 이 오가노이드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장 오가노이드가 신속하게 감염되면서 바이러스는 장 내막세포로 들어갔고 시간이 가면서 감염된 내막세포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세포의 여러 구성 요소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연구팀은 장 내막 세포의 안과 바깥에서 바이러스 분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마스트리흐트대학의 페터 페터스 나노생물학 교수는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 안에서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는지를 분석하는 RNA 시퀀싱(RNA sequencing)을 통해 장 내막 세포 유전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살펴봤다.
그 결과 광범위한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가진 `인터페론 자극 유전자`(ISG, Interferon-stimulated genes)의 발현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장 오가노이드를 조건을 달리 배양해 ACE2 수용체가 많거나 적게 만들어지게 한 다음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시켜 봤다.
놀랍게도 바이러스는 ACE2 수용체가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장 내막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인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 세포 안에서도 증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고 에라스뮈스대학의 바르트 하그만스 바이러스학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장을 감염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전파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이 부분은 앞으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기침, 고열, 근육통 등 코로나19 감염의 전형적인 증상 외에 설사, 구토 등 소화장애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코와 목구멍을 통한 검체 채취와 함께 직장 면봉검사와 분변 샘플 채취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