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으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본 여성이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번 사건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렸다"고 말했다.
여성 A 씨는 23일 오후 부산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저는 오거돈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이다. 여느 사람들과 같이 월급날과 휴가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며 "전혀 예상치도 못한 이번 사건으로 제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 업무시간 처음으로 오 시장 수행비서 호출을 받았고 업무상 호출이라는 말에 서둘러 집무실에 가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오 시장 기자회견문 일부 문구에도 유감을 표했다.
A 씨는 "그곳에서 발생한 일에 경중을 따질 수 없고 명백한 성추행이었고 법적 처벌을 받는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며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에 관계없이` 등 표현으로 제가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비칠까 두렵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이번 사건과 총선 시기를 연관 지어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정치권의 어떠한 외압과 회유도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성폭력상담소는 A씨는 4월 둘째 주 오 시장으로부터 `심각한 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며 이후 상담소가 오 시장 측 정무 라인에 사실확인을 요구, 오 시장이 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상담소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의 피해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4월 말 이전 사퇴할 것과 사퇴 이유에 `강제 추행` 사실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 이런 두 가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문서를 작성한 뒤, 매뉴얼에 따라 오 시장 측이 약속을 어길 것에 대비한 조치도 해뒀다.
오 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한 사람과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밝히며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에게 사죄를 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성추행 오거돈 부산시장 사퇴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