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개발 단지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을 최고 30%로 강화합니다.
당장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재개발 사업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미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아2구역.
이달 초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며 3년여 만에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는데, 또 다시 암초를 만났습니다.
정부가 수도권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을 최고 30%로 높이는 방안을 강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15%가 상한인 재개발사업의 임대주택 의무건설 비율은 20%까지 높아지고, 지자체가 별도로 조정하는 비율도 5%포인트에서 10%포인트로 올라갑니다.
임대 비율을 높이는 데 매우 적극적인 서울시의 경우 30% 상한선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아2구역 주택공급계획의 임대 비율은 약 17%, 정부가 추진하는 상한선 30%를 맞추려면 1000가구까지 늘려야 합니다.
비상이 걸린 것은 다른 재개발 단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사업시행인가를 앞둔 재개발 단지는 모두 50곳.
이 중 용산구 한남2구역, 은평구 불광5구역 등은 최대한 속도를 내 시행 시기 이전에 인가 신청을 마치겠다는 목표입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이주비 대출 제한 등 이미 사업성은 악화될 만큼 악화된 상태인데, 또 다시 규제가 더해지며 "사실상 사업을 포기하란 이야기"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뷰> A 재개발조합 관계자
"임대 비율 상향 자체가 말이 안되죠. 열악하고 노후된 주거 환경 개선하자고 하는 사업인데, (30% 올리면) 결국 토지 소유자가 부담하는 부분이잖아요. 기존 주민 부담이 늘어나는데.."
전문가들은 서울시가 재개발에 이어 재건축 역시 임대비율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며, 결국 정비사업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신규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악영향을 낼 것이라 지적합니다.
<인터뷰> 이동주 /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팀장
"서울 신규주택 공급 통계를 보면 전체 물량의 80%가 정비사업을 통해 신규공급 되고 있고, 그 중 30%가 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 하고 있는데, 이 30%의 공급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정책이란 것이 예측 가능한 선에서 나와야 하는데.. "
코로나 사태로 한층 얼어붙은 정비사업 시장에 임대비율 강화라는 악재가 또 하나 더해지며, 재개발 사업들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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