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숙자가 아직도 길거리에 방치돼 있다고 현지 온라인매체 `뉴스24`가 13일 전했다.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와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츠와네)가 위치한 하우텡주에선 지난달 27일 봉쇄령 돌입 후 아직도 노숙자 상당수가 야외에 있고 그나마 경찰 등을 동원해 임시보호소에 수용한 노숙자 일부도 몰래 떠나는 형편이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우선 노숙자 수를 과소평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정부에서 셧다운을 계획하기 시작했을 때 하우텡주에서 추산한 노숙자 수는 1만5천명 정도였다.
그러나 하우텡주가 노숙자 수용 정책을 시행하면서 실제 파악한 노숙자 수는 5만명에 달했다. 요하네스버그에 1만5천명, 츠와네에서만 1만명 정도이다.
이 가운데 요하네스버그 시 당국은 1천800명 정도의 노숙자를 봉쇄령 시작 이후 임시보호소에 수용했다고 확인했고, 츠와네는 2천500명가량만 노숙자 셸터에 입주시켰다. 결국 노숙자 대다수가 임시보호소에 없는 셈이다.
심지어 임시보호소에 있는 이들조차 약물 남용이나 금단현상 때문에 혹은 좀 더 소규모 공동체에 머물고 싶어 뛰쳐나가고 있다.
사회개발부의 레세고 마티벨라는 "노숙자들은 보호소를 떠나는 게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보호소 대부분은 약물 남용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일부 노숙자들은 금단 현상 때문에 고통당하고 이는 때로 공격적 행동이나 폭력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욕구가 강해지면 일부 노숙자들은 보호소를 떠나버린다"고 덧붙였다.
노숙자 셸터를 마련하는 문제도 지역 주민들의 혐오감 때문에 쉽지 않다.
츠와네시는 12일 서남부 센추리온에 보호소를 마련하기 위해 사설경비업체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레보강 마하예 츠와네 도시행정관은 "센추리온 주민들이 인근에 수많은 노숙자들이 배회하는데 우려를 표했다"면서 "노숙자들은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지만, 그들이 보호소 안에 머문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신속히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최소 100명의 노숙자가 센추리온 임시 보호소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앞서 츠와네에서 임시 보호소로 지정된 칼레도니안 경기장에서도 노숙자 200명이 도망가 이곳은 폐쇄되고 현재 노숙자 이송 전 검사장소로 쓰이고 있다.
한편 길거리 텐트촌에서 지내는 이들은 손 씻을 물이나 화장실도 변변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남아공 전역에서 12일 기준 총 2천173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운데 하우텡주는 865명으로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