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합의 성사와 관련,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라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큰 석유 합의가 완료됐다"며 "이것은 미국에서 수십만 개의 에너지 일자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국왕에게 감사하고 축하하고 싶다. 나는 방금 집무실에서 그들과 통화했다"며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라고 거듭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두 달 간 하루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OPEC+는 감산 협상을 해왔지만 그간 난항을 겪으면서 러시아와 사우디가 가격 인하와 증산 예고 등을 통한 `유가 전쟁`을 벌여 국제 유가가 급등락하는 등 요동쳤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에다 유가 폭락까지 겹치면서 미 에너지 업체도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사우디 정상과 통화하면서 중재를 시도해왔다.
이로써 지난달 6일 OPEC+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결렬된 뒤 사우디의 증산 선언으로 촉발한 `유가 전쟁`도 일단락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합의로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지속적인 상승세로 반전하는 동력을 충분히 얻었는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위기로 감소할 원유 수요량이 하루 3천만 배럴로 전망되는 만큼 OPEC+의 감산량은 국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여서다.
9일 일일 1천만 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 유가는 10%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너지 전문가 무함마드 굴람은 AP통신에 "이번 감산 규모가 전례 없이 크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전대미문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OPEC+의 합의 타결을 촉진하려고 미국이 9일 멕시코에 할당된 감산량 중 하루 25만 배럴을 떠안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가 산유량을 강제할 수 없는 미국 석유 산업의 특성상 미국이 `대리 감산`을 실행할 수 있는 지도 불투명했다.
나이지리아 석유부는 "미국의 개입으로 멕시코의 요구가 수용됐고 미국 석유회사들이 하루 3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하도록 하면 단기간에 유가가 배럴당 15달러는 오를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로이터통신은 OPEC+ 소식통들을 인용해 "OPEC+에 참여하지 않은 산유국들(미국, 캐나다, 브라질, 노르웨이 등)이 감산에 동참하고 각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를 고려하면 실질적 감산량은 하루 2천만 배럴이 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