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의 바람과 달리 사그라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00일만 인 9일 전 세계 확진자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기준으로 오전 6시30분 현재 150만4천971명이다.
사망자 역시 8만7천984명에 이르러 전파 속도는 물론 치명률도 높다.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직면한 지구촌은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는 지난 2003년 37개국에서 774명의 사망자를 낳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보다 훨씬 참혹하다.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처음 보고된 이후 86일 만인 지난 3월 26일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50만명을 기록했다.
세계 각국은 국경을 봉쇄하며 `자국 격리`에 들어가는 등 초강수로 대응했지만, 확진자는 그로부터 일주일 후 100만명으로, 다시 일주일이 지나자 150만명으로 늘어났다.
국가별 확진자는 이날 현재 미국이 42만4천945명(사망 1만4천695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4만8천220명·사망 1만4천792명), 이탈리아(13만9천422명·사망 1만7천669명), 프랑스(11만3천959명·사망 1만887명), 독일(11만2천113명·사망 2천349명), 중국(8만2천809명·사망 3천337명), 이란(6만4천586명·3천993명), 영국(6만1천474명·사망 7천11명), 터키(3만8천226명·사망 812명), 벨기에(2만3천403명·사망 2천240명) 등의 순이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전 세계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특히 기침이나 고열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로부터도 전염될 수 있어 `스텔스 바이러스`라는 별칭도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부활절(4월12일) 이후 경제 활동을 재개토록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사망자가 늘고 보건의학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일단 이달 말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실제로 전날 미국에서는 사망자 증가세가 며칠간 주춤하면서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나오기 무섭게 하루 사망 최고치(1천736명)를 기록하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지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론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온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8일 폭스뉴스에서 "이번 주 이후로 우리는 전환점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며 확산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다.
또 유럽의 진앙이 된 이탈리아에서 7일 현재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3천39명으로 지난달 13일 이래 25일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보이자 봉쇄 완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교 수업 재개, 상점 영업 허용, 여행 금지 제한 완화 등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WHO는 "너무 일찍 병상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면 병이 도지고 합병증을 갖게 된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은 우한 봉쇄를 76일 만인 8일 해제하면서 종식 선언 수순을 밟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9일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현재 중국의 방역 조치는 단계적인 성과를 거뒀고, 업무 복귀와 생산 회복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경제 사회 운행 질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이 여전하고, 중국 정부 통계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돼 종식 선언이 2차 유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데비 벅스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지난달 31일 언론 브리핑에서 "의료계는 중국의 자료를 `실제 예상보다 더 작은 것`으로서 해석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중국 보고의 일부가 바이러스 규모나 전염성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