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단계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2단계` 대응을 구상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은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일일 사망자 수가 약 2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조만간 봉쇄 완화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사망자 수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의 427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7일 연속 4천명대 수준을 유지했으며, 중증 환자도 이틀 연속 소폭 감소했다.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의 실비오 브루사페로 소장은 "곡선이 안정기에 접어든 뒤 하강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같은 통계가 며칠 내로 확인되면 2단계 대응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되, 단계적으로 사업장 영업을 재개하는 등의 5개 조항이 담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베르토 스페란자 보건부 장관은 마스크와 같은 보호구를 착용한 채 직장으로 복귀하며, 공공장소에서는 늘 2m 간격을 유지하라는 내용의 메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에는 얼마나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공인 혈액검사 키트 확보도 포함된다.
항체가 형성된 이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있어 업무 복귀가 가능하기 때문인데, 아직 이탈리아 정부는 이러한 공인 키트를 보유하지 못했다.
또 이탈리아 전역에 코로나19 특화 병원을 추가로 건설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한 접촉자 추적 조사를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이탈리아 정부의 2단계 대응이 1단계 대응 때보다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월 중국에서 유럽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번져나간 이후 아직 어떤 국가도 완화 대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완화설이 흘러나오는 이탈리아 정부 역시 대부분의 시민이 격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 및 확진자 수에 유의미한 감소가 일어났다며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방역·검역을 총괄하는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도 사망자 감소 추세는 좋은 소식이지만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